주택가·도시철도… 주말 새 잇단 흉기 사건에 부산 패닉

북구 빌라서 40대 흉기 찔려 사망
초등생 딸도 피습… 용의자 자해
교대~동래 이동 객차서 60대 난동
단순 시비에 흉기 꺼냈다가 체포
일상 공간 칼부림에 시민들 공포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4-07-07 18:21:55

“수십 년간 조용하던 동네에 이런 일이 벌어져서 주민들 충격은 말로 할 수 없습니다.” 흉기 살인사건이 벌어진 부산 북구의 한 주민 얘기다.

주말 사이 부산에서 흉기가 동원된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 사건의 경우 수년 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옛 이웃끼리 칼부림이 벌어진 것 같다는 주민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를 다니기 무섭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6시 36분 북구의 한 빌라 현관 앞에서 40대 남성 A 씨와 60대 남성 B 씨가 흉기에 찔린 채 쓰러져 발견됐다.

두 남성은 곧장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 씨는 숨졌으며, B 씨 역시 복부에 큰 부상을 입고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경찰 등에 따르면 흉기를 소지한 B 씨는 A 씨를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파악된다. 흉기는 주방용 칼 종류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는 40대 남성의 초등학생 딸 C 양이 했다. A 씨 부녀는 산책에 나서다 변을 당했다. C 양은 아빠를 따라 나섰다가 두 사람이 다투는 모습을 보고는 집으로 피신했다. C 양 역시 피신 과정에서 칼에 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동네 주민과 목격자들 증언에 따르면, B 씨는 해당 빌라에 20년 넘게 살다가 A 씨와 층간소음 문제를 겪은 뒤 2~3년 전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 사건 당일 B 씨는 사건 현장인 지인의 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네 주민 권 모 씨는 “사건 당일 B 씨가 병문안을 위해 죽을 사들고 온 날”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B 씨에 대해 “어떤 때는 굉장히 살갑게 대하다가도 또 한마디도 안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B 씨는 사건 전 10~20분 전 인근 부식가게에서 채소를 구매하는 등 특별한 범죄 정황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오랜 기간 이웃으로 지내던 주민끼리 층간소음 문제로 결국 칼부림까지 벌어진 데 대해 무섭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60대 주민 김 모 씨는 “두 사람이 층간소음 문제로 자주 다퉜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상상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도시철도 열차 안에서 한 승객이 흉기를 들고 다른 승객을 위협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지난 5일 오전에는 60대 남성 D 씨가 부산도시철도 객차 내에서 흉기로 다른 승객을 위협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교대역에서 동래역으로 이동 중인 도시철도 1호선 열차에서 다른 승객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D 씨는 같은 객차 승객과 시비가 붙었고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든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동래역에 도착한 후 열차에서 내렸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래역 역무원이 D 씨를 역무실로 데려갔다고 한다. 곧이어 출동한 경찰이 D 씨를 체포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승객이나 도시철도 직원이 다치지는 않았다.

주말 사이 부산 주택가와 도시철도 열차 등 시민 누구나 흔히 오가는 공공 장소에서 흉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특히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벌어진 분노형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의대 최종술 경찰행정학과 “최근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분노형 범죄의 일환으로 흉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범죄는 개인적 원인에 더해 사회적 원인이 상호작용하는 만큼,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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