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 2024-12-11 17:29:20
프로농구 부산 KCC가 42점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을 폭발한 최준용을 앞세워 단독 선두 서울 SK의 10연승을 저지했다.
부산 KCC는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서울 SK를 80-74로 물리쳤다. KCC는 이날 승리로 홈 3연승을 달리며 8승 7패를 기록, 리그 5위를 유지했다.
또 지난달 9일 SK의 안방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당했던 1라운드 36점 차 대패(57-93)도 설욕했다. 당시 최준용은 발바닥 부상으로 결장했다.
반면 SK(13승 3패)는 쾌조의 연승 행진이 9경기에서 멈췄으나 단독 선두는 유지했다. 2위 울산 현대모비스(11승 5패)와의 승차는 2경기 차가 됐다.
1쿼터에만 17점을 올린 최준용은 이날 3점포 6개를 포함해 42점 13리바운드 4도움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한 쿼터,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을 모두 경신했고, 개인 한 경기 최다 3점포 기록(6개)도 새로 썼다. 리온 윌리엄스도 40분을 모두 소화하며 21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정창영이 9점(4어시스트)을 보탰다. 최준용, 윌리엄스, 정창영 트리오가 72점을 합작한 것이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디욘테 버튼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KCC는 리그 최고의 빠른 공격을 자랑하는 SK를 상대로 속공 득점(22-22)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팀 해결사 허웅은 오재현의 수비에 꽁꽁 묶이면서 3점(6도움)에 머물렀다.
SK에서는 자밀 워니가 33점 19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분전했다.
KCC 최준용은 1쿼터부터 날아올랐다. 최준용과 함께 먼저 기세를 끌어 올린 선수는 리온 윌리엄스였다. 윌리엄스는 경기가 시작되자 내외곽을 넘나들며 홀로 7점을 챙겼다. 이후 최준용이 3점슛 2개를 잇따라 꽂아 넣었다. 최준용은 두 차례 페이드어웨이슛을 성공시키고, 외곽포까지 더하면서 펄펄 날았다. 최준용은 1쿼터에만 17점을 뽑아냈다. 개인 한 쿼터 최다 득점이었다. 최준용을 앞세운 KCC는 1쿼터를 27-16으로 크게 앞섰다.
2쿼터 중반까지도 KCC의 기세가 이어졌다. 최준용뿐만 아니라 정창영과 윌리엄스, 이호현까지 점수를 쌓으면서 39-25, 14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그러나 SK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자밀 워니가 골밑 득점에 외곽포를 더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안영준과 워니, 오세근까지 가세했다. 2쿼터 종료 직전 워니의 외곽포까지 터졌다. 두 팀의 격차는 4점 차까지 줄었다. 1쿼터 최준용이 폭발했다면 2쿼터엔 워니가 12점 4리바운드로 맞섰다.
3쿼터에서도 양 팀의 공방은 뜨거웠다. 윌리엄스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KCC가 기선을 제압하자 SK도 김형빈의 3점슛으로 응수했다. KCC가 주춤하는 사이 SK는 특유의 속공으로 맞섰지만, 이번엔 또다시 최준용이 날아올랐다. 대각에서 던진 외곽포에 속공 득점까지 더해 다시 8점 차로 벌렸다.
KCC는 4점 차로 앞선 채 들어선 마지막 쿼터에서도 최준용의 맹활약을 앞세워 SK의 림을 폭격했다.
최준용은 2점 차로 쫓기던 4쿼터 초반 3점포를 적중한 뒤 속공을 성공한 데 이어, 종료 5분 37초를 남기고는 7점 차로 벌리는 외곽포를 꽂아 넣었다.
종료 2분 12초 전에는 신발이 벗겨진 상황에서도 2점슛을 터뜨려 점수 차를 10점으로 벌렸다. 여기에 종료 35.6초 전에는 승리를 확정짓는 덩크슛도 성공시켰다.
최준용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SK는 친정팀이기도 하고 친구들도 있어서인지 코트에서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 텐션이 많이 오르는 것 같았다”며 “그러나 스쳐지나가는 게임 중 하나였고, 오늘 경기를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 욕심이 있다면 국가대표팀에 좀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외국인 1옵션’이자 경기당 평균 15.7점을 기록 중인 주득점원 디온테 버튼을 끝까지 벤치에 앉혔다. 가드 역할을 맡긴 버튼이 압박 수비를 당할 때 힘겨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기 때문이었다.
전창진 감독은 “최준용이 팀을 끌어줬고, 윌리엄스의 수비와 팀 플레이도 좋았다. 오늘이 KCC에 맞는 농구가 아니었나 싶다”며 “팀 플레이와 자기 역할을 잘 해낸 선수는 윌리엄스였다. 수비에서도 잘 해줬다. 리바운드에서 이긴 것을 거의 처음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턴오버가 적었는데 오늘은 많았다. 그래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kt전 패배의 아픔을 털어내기 위해 열심히 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CC는 12일 오후 7시 대구체육관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2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