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수출공장 전락…‘철수설’ 다시 나돌아

지난해 글로벌 약 50만대 판매…2017년 이후 최다
내수 비중 5%…세단과 중형 라인업 전무
창원·부평공장 소형차 수출 전진기지로 전락
실적호조에 희망퇴직…‘철수설’ 다시 나돌아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2025-01-03 17:33:17

한국GM 부평공장 전경.한국GM 제공 한국GM 부평공장 전경.한국GM 제공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이 전체 판매량에서 내수 비중이 5%에 그치고 있고, 국내 2개 공장을 사실상 ‘소형차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GM 본사가 한국시장을 중장기적으로 끌고가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내수시장을 끌고 가려면 판매량이 많은 세단과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에 대한 라인업이 있어야 하는데 전무한 실정이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GM이 최소 라인업 운영에 실적호조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한국시장 철수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6.7% 증가한 49만 9559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최다 판매량이다.

지난해 한국GM의 판매는 수출이 견인했다. 해외 시장 판매는 전년보다 10.6% 늘어난 47만 4735대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각각 29만 5883대, 17만 8852대 판매되며 해외 실적을 끌어올렸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경남 창원공장에서, 트레일브레이저는 인천 부평공장에서 각각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는 전년 대비 35.9% 감소한 2만 4824대에 그쳤다. 판매중인 6개 모델중 1만 대 판매가 넘은 모델은 ‘트랙스크로스오버’뿐이었고, 초대형 SUV ‘타호’(142대)와 초대형 픽업트럭 ‘GMC 시에라’(328대),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368대)는 1000대 판매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차도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콜로라도뿐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라인업을 보면 세단이 전무하고 SUV에서도 소형과 초대형에만 모델이 몰려있다”면서 “한국시장을 끌고 갈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내수 부진은 국내 소비위축에 모델 라인업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고객프로모션 프로그램을 내부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국GM 경남 창원 도장공장.한국GM 제공 한국GM 경남 창원 도장공장.한국GM 제공

또한 한국GM은 지난해 7년 만의 최대 판매량으로 공장가동률이 높았지만 지난해 말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노조의 반발을 샀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100명에 못미치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한국GM 내부에선 “호실적을 얘기하면서 뜬금없이 희망퇴직을 실시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고 회사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한국GM은 2018년 전북 군산공장에 이어 2022년 11월 인천 부평2공장도 문을 닫아, ‘한국 철수설’이 계속 나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창원 성산) 의원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산업은행 관계자, 정치권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한국GM 공장은 소형차 중심 수출생산기지로서 언제든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늘 저변에 있다”면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신차 출시, 차종 다변화, 최소 30% 물량의 국내 판매 등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17.02%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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