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부산 면적 20% 삼킨 ‘LA 산불’

사망자 최소 10명·건물 1만채 소실
경제적 타격 추정액 88조 원 달해
진압 여전히 초기 수준 그치는 상황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1-11 10:08:44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 일대가 지난 7일 발생한 산불로 전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 일대가 지난 7일 발생한 산불로 전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부산시(약 771㎢) 20%에 달하는 약 148㎢에 달하며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총 600억 달러(약 88조 4160억 원)를 훨씬 넘길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문제는 일부 산불의 진압이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서부 해변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면적이 2만 438에이커(82.7㎢)로, 24시간 전보다 13㎢가량 더 커졌다. 이는 이번 산불 중 최대 규모다.

또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1만 3690에이커(55.4㎢)로, 하루 전보다 12㎢가량 더 늘었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과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각각 3.1㎢, 1.6㎢의 피해를 내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했던 '선셋 산불'은 전날 완전히 진화됐지만, 전날 오후 3시 34분께 북부 벤투라 카운티와 인접한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케네스 산불)이 발생하면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000에이커(4㎢)를 태웠다.

미 CNN 방송은 이런 피해 규모가 플로리다주의 대도시 마이애미와 같은 크기이고, 뉴욕 맨해튼(59㎢)의 2.5배,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면적보다 크다고 비교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나흘째인 10일 8%에 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압률은 나흘째인 10일 8%에 그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일 시작된 이들 산불에 대한 당국의 화재 진압은 더딘 편이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허스트 산불과 리디아 산불은 각각 37%, 75%의 진압률을 보이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은 진압률 8%, 그다음 크기인 이튼 산불은 진압률 3%에 그치고 있다.

전날(9일) 펠리세이즈 산불 현장에서는 화재 진화를 위해 투입된 2대의 항공기 중 1대가 민간인이 날린 드론과 충돌해 일부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대는 수리를 위해 정비에 들어갔고, 남은 1대만 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명이다. 당국은 앞으로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또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 1만 채의 건물이 이번 화재로 파손됐으며, 앞으로 수백 채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 재력가들이 많이 사는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산불로 최소 5300채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튼 산불 지역에서도 4000여 채가 파괴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 달러(약 88조 4160억 원)를 훨씬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금융사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 달러(약 29조 472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화재가 계속 잇따르고 확산하면서 LA 카운티 내에서 현재 대피령 아래에 놓인 주민은 총 15만 3000명이고, 위협을 받는 건물도 5만 7830채에 달한다고 LA 카운티 보안관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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