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도시 부산, 외국인도 꿈 펼칠 수 있는 도시 거듭나야” [부산, 외국인 환대도시로]

경인교대 김이재 교수 인터뷰

외국어·지역 특화된 대학 등 장점
다양한 직종 창업 환경 조성하고
해외 예술인 부산 머물게 하는 등
다양성 초점 맞춘 정책 만들어야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5-01-16 18:07:32

“개방적이고 바다를 낀 부산은 외국인이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학이 많은 만큼 수준 높은 외국인이 늘어날 잠재력이 크고, 문화와 예술을 선도하면 더욱 국제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김이재 교수(사진)는 16일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갖춘 부산은 정주 인구를 늘리기 위해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남아 전문가인 김 교수는 다양한 해외 교류를 이어가고, 외국인 학생들 국내 교육에도 나서는 지리학자다. ‘엄청난 지리협회(GGS)’ 이사장도 맡고 있다.

“부산은 물류와 해운 중심지이자 외국어와 지역에 특화된 대학이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동남아를 넘어 시야를 넓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 교수는 부산이 유학생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유학생들이 부산에 남아야 진정한 글로벌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별로 특화된 분야에서 수준 높은 유학생을 끌어들이고, 동남아에 집중된 유학생 국적을 유럽·미주·아프리카 등으로 넓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국은 시골 펍에서도 ‘피시 앤 칩스’ 대신 태국식 커리를 팝니다. 결혼으로 이주한 태국 여성들이 창업을 하면서 영국 음식 문화가 다채로워졌습니다. 미국 뉴욕에선 수준 높은 전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도시 매력과 활력을 높이는 요소가 됐습니다.”

김 교수는 외국인들이 부산에서 꿈을 꾸고,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정책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 식음료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며, 계속 살아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보다 물가가 낮고 새롭게 활용할 공간이 많다는 점 또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독일 통일 이후 베를린 시장은 ‘가난하지만 섹시하다’(poor but sexy)는 도시 슬로건으로 전세계 창의적 인재와 예술가, 테크노 노마드족을 유혹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적 기반을 갖춘 부산은 해외 예술가들이 정주하게 만들 전략을 세우는 게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부산이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부산비엔날레 등 예술 축제뿐 아니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등에서 교육까지 활발하단 점에 주목했다. 자연적 강점에 더해 문화 산업을 강화하면 젊고 창의적인 해외 예술가가 몰릴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실질적 작업 공간 활성화, 예술가 비자 도입 등의 정책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이나 ‘외국인’이란 추상적 단어가 아니라 구체적 국가와 지역을 떠올리며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200여 개 국가 중 부산과 연결된 나라와 부산에 사는 외국인 현황을 분석하고, 외국인 비율보다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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