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 2025-02-23 13:54:38
2025년 국내 대형 국제아트페어의 첫 문이 부산에서 열린다.
(사)부산화랑협회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 4월 3일부터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2025 BAMA 제14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이하 BAMA)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7개국 15개 외국 갤러리를 비롯해 모두 132개의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WITH, 지속 가능한’으로 정했다.
부산화랑협회 채민정 회장은 “예술과 환경, 현대적 감각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담았으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한국을 떠나 아시아 갤러리와 연대 구축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행사 주제가 아시아 미술의 연대였고, 부산화랑협회 임원들이 발품을 팔아 아시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갤러리를 초청했다. 실제로 지난해 BAMA에 참가했던 아시아 갤러리가 한 곳도 빠짐없이 올해 모두 다시 참여하면서, 아시아 작가 발굴과 한국 작가들의 아시아 진출에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예년과 다른 올해 2025 BAMA의 큰 특징을 꼽자면, 우선 본 행사에 앞서 3월 7일부터 16일까지 10일간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큰 규모로 프리뷰 전시를 연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존에 진행했던 프리뷰 전시보다 규모를 대폭 키우고 진행 기간도 늘렸다. 40여 개 갤러리가 선별한 100여 점 작품이 공개되며 올해 BAMA에 대한 기대를 높일 만큼 놀라운 작품들을 미리 만날 수 있다. 프리뷰 전시에선 판매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경향을 알 수 있는 4개의 특별전도 기대할 만하다. 아트페어가 미술작품을 사고파는 시장의 역할을 넘어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고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미래 거장까지 발굴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위드 바다’(WITH BADA)는 디지털 아트, 미디어 아트에 특화된 부산 뮤지엄 원과 함께 준비한 특별전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성형 예술과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최첨단 AI 기술이 결합한 미디어 아트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게 된다.
‘위드 아트 조각 특별전’은 전통 조각과 현대 조각의 대비를 통해 조각 예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부산 출신으로 이젠 세계 곳곳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재효 작가, 3D프린팅과 디지털 기법을 통해 대형 풍선 조각을 선보이는 강재원 작가의 작품이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줄 것 같다. 원목과 철재 등 물성을 활용해 묵직한 감성을 보여주는 이재효 작가는 미술관을 비롯해 세계적인 체인의 호텔과 리조트에 작품을 설치하고 있다. 강재원 작가는 쓰레기가 남지 않는 친환경 작품이라는 특성과 더불어 현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조형 언어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작업하는 도예가 강경연 작가도 특별전에 함께한다. 흙을 소재로 도자 작품을 만들지만, 섬세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 조각이 매력적이다.
신진 작가 인큐베이팅을 목적으로 올해 ‘2030 포커스 온 특별전’도 시작했다. 전국에서 200명 이상의 젊은 작가들이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으며, 원래 10명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뛰어난 작가가 너무 많아 16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은 올해 특별전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BAMA는 선정된 작가들과 꾸준한 교류를 통해 이들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이 외에도 부산 경남권 미술대학을 졸업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회인 디그리쇼에서 발굴한 6명의 작가 전시도 연다. 작가로서 작품을 거래하는 미술 시장에 처음 데뷔하는 자리이다. 행사 기간 중 이지현 널위한문화예술 공동대표, 변지애 교수 겸 작가(<컬렉터처럼 아트 투어> 저자),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의 아트 토크도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