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새마을금고 이사장 첫 직선제, 벌써 '잡음'

부정선거 의심 사례 전국서 24건 적발
선관위, 10건 고발·2건 경찰 수사의뢰
부산 연제구서도 후보자 3명 조사 받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2-23 18:02:17

23일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계자들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선거공보 및 투표안내문 발송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계자들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선거공보 및 투표안내문 발송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부정 선출을 막기 위해 다음 달 5일 처음으로 전국 동시 직선제 방식을 도입한다. 그간 간선제 방식으로 이사장이 선출돼 부정과 비리에 취약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금권선거 논란이 벌어지는 등 벌써 혼탁 양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 결과 전국 1101개 금고 이사장 선거 후보로 1542명이 등록했다. 직전까지 새마을금고가 자체적으로 이사장 선거를 관리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부터 관할 시군구선거관리위원회 주도하에 동시에 선출한다.

정부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부정 선출을 막고 조합원 의견이 금고 경영에 투명하게 반영되도록 할 목적으로 2021년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했다. 그간 선거가 깜깜이 방식으로 진행돼 금품 제공이나 비리가 속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 부정선거 의혹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선관위가 조치한 부정선거 의심 사례는 전국에서 24건에 이른다. 선관위는 이 가운데 10건을 고발했고, 2건을 수사 의뢰했다.

부산연제경찰서는 지난 18일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입후보 예정자 등 3명에 대해 연제구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기부행위제한)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충청 지역의 모 금고 현직 이사장은 금고 회원들에게 20만 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입후보 예정자를 매수한 혐의 등으로 경남 지역 금고 현직 이사장도 경찰에 고발됐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은 직선제 도입 이전부터 뜨거웠다.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90세가 넘는 이사장이 꼼수를 써 재당선이 돼 논란이 됐다. 또 금고 이사장을 20년이나 넘게 유지해 온 이도 있었고, ‘직장내 괴롭힘’으로 물러났던 이가 이사장 후보로 돌아온 예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직선제가 도입됐지만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기존 이사장이 내정된 경우도 많다”며 “각종 논란이 선거 전부터 불거지는 것을 보면 도입 효과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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