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3-13 10:32:12
효성화학이 사업부 매각으로 현재 자본잠식을 해소했다는 내용의 소명 자료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면서 이르면 이달 안에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석유화학업황의 극심한 불황 속에 3년 연속 연간 적자에 허덕이는 효성이 부진에서 탈출하려면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12일 자본금 전액잠식상태를 해소했다는 내용을 담은 특정목적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49조에 따라 효성화학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를 다음 달 2일까지 결정한다. 만약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 영업일 기준 15일이 더 필요하다.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효성화학의 거래는 즉시 재개된다.
효성화학은 현재 기준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르면 3월 말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달 28일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고 공시하면서 주식과 채권 거래가 모두 정지됐다.
다만 효성화학은 계열사 효성티앤씨에 특수가스 사업부(효성네오켐)를 92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지난 1월 말 기준으론 자본잠식이 모두 해소됐다며 서둘러 진화했다. 거래 대금이 올해 입금되면서 지난해 재무제표에 처분 손익이 반영되지 않아 일시적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매각 이후 효성화학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1월 말 기준 효성화학의 자본총계는 3597억 원 작년 말 마이너스(-) 680억 원 대비 크게 늘었다.
하지만 화학업계가 처한 극심한 불황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효성화학 역시 당분간 적자를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효성화학이 2022~2024년 3년간 기록한 영업손실만 6959억 원이다. 현재 상태의 불황이 계속된다면 1년여가 지나면 다시 자본잠식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특히 효성화학의 주력 제품인 PP(폴리프로필렌)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해 업황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다시 돈 버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고, 설비 매각 등도 검토하고 있다”며 “인력구조조정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