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등판에 ‘빅텐트’ 본격화…‘디테일 싸움’ 이제부터 시작

2일 출마한 한덕수, 개헌 고리로 빅텐트 참여 의사
국힘 지도부 “논의 틀 만들 것” 적극적인 반면
한동훈은 물론 김문수도 “당 후보 주도하는 단일화”
이준석은 연일 “완주”…성사까지 상당한 진통 불가피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5-05-02 15:49:11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대선에 뛰어들면서 범보수 진영의 ‘반명(반이재명) 빅텐트’ 논의가 본격화될 분위기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개헌을 고리로 빅텐트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대선후보 등록일(10~11일) 전까지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장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의 입장이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고, 또 한 축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실제 단일화 논의에 들어가게 되면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국은 우리 중도·보수가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바깥에 있는 반명 세력들과 함께할 수 있는 틀과 전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빅텐트 성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빅텐트의 핵심 축인 한 전 총리 역시 이날 대선 출마 뒤 관련 질문에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어느 분과도 협력할 수 있고, 통합의 노력을 하겠다”며 적극성을 보였다.

관건은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입장이다. 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선후보는 ‘당무 우선권’을 갖는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빅텐트에 얼마나 적극성을 갖느냐에 따라 성사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대선후보 경선 결선에 오른 김문수, 한동훈 후보는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나 빅텐트 구성 범위·방식 등을 놓고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줄곧 열린 자세를 보인 김 후보 측은 한 차례 토론과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되면 좀 더 책임 있는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한 전 총리와) 서로 소통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본선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 후보 캠프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중심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김 후보 캠프의 김재원 공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김문수가 후보로 선출되면 국민의힘 후보이기 때문에 (한 전 총리 등이) 국민의힘과 함께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희생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김 후보가 주도하는 단일화 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도 지지층 결집을 위한 빅텐트 구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배출한 당 후보가 빅텐트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고, 특히 친윤(친윤석열)계 일부에서 제기하는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요구에는 사실상 대선 이후 당권 등 기득권을 챙기려는 속내가 깔려 있다고 불쾌감을 보인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손편지에서 “이재명을 찍는 표는 사표가 될 테니 우리가 명분 있고 비전 있는 후보를 내면 이긴다”며 “다른 분들, 훌륭하시지만 지금 이 개싸움을 감당하실 분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싸움’ 발언과 관련해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김 후보, 한 전 총리는 그것을 못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후보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빅텐트를 국민의힘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단일화로 인식하는 기류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실제 빅텐트 구성 논의에 들어가면 각 후보별로 방식과 시기 등 ‘디테일’을 둘러싼 진통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가 언제 손 쉽게 된 적이 있느냐”며 “‘반이재명’이라는 강한 명분이 있지만, 실제 빅텐트가 성사되기까지는 여러 고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빅텐트의 또 한 축인 개혁신당 이 후보는 시종일관 완주 의사를 보이며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YTN에 출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우선 대화를 먼저 해보겠다”면서도 “단일화나 빅텐트에 응할 생각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한 전 총리가)3년만 하고 물러나겠다는 그 취지는 높게 평가하지만, 그런 리더십이 과연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원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대통령 임기를) 3년만 하고 물러나겠다는 것이 그렇게 패기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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