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임 다하겠다”했으나…최상목, 탄핵안 상정에 전격 사퇴

국회 본회의 탄핵안 상정 직전 사의
한덕수 대행, 20분 뒤 사표 수리해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직무대행으로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2025-05-02 07:53:51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5월 1일 오전만 해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끝까지 책임과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밤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주위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최 부총리는 1일 오후 10시 28분께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서 최 부총리 탄핵안 상정을 선언하기 약 4분 전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는 약 20분 뒤 최 부총리 사표를 수리했다.

최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국회 본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사의표명 소식이 알려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최 부총리는 별도로 배포한 메시지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 탄핵안이 이날 본회의에 올라갔던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소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대행이 잇달아 탄핵소추 되자 최 부총리는 88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권한대행 기간 국무총리 직무대행, 경제 컨트롤타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4역’을 맡으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제 사령탑이 비면서 미국의 관세압박과 내수부진 등 어려운 상황에 빠진 한국 경제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최 부총리가 사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됐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해 12월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뒤 극도의 정치적 불안정 상황에서 최근 외국 투자자들의 불안을 겨우 진정시켰는데 이번 사태로 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

최상목 부총리 역할은 앞으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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