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과 거제에서 교도관을 사칭한 물품 구매 사기 시도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 따르면 최근 통영의 한 자재유통업체에 견적 문의 전화가 왔다.
자신을 ‘통영구치소 총무과 소속 A주임’이라고 소개한 상대방은 각종 물품 보유 여부를 물었고, 업체는 재고량과 견적서를 보낸 뒤 “(직접) 와서 구매하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이에 A주임은 “내일 갈거니 물건을 준비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온다던 A주임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전화 문의만 반복했다.
참다못한 업체 측이 “오면 된다. 전화 그만하라”고 하자 그제야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뒷날 다시 전화를 건 A 주임은 뜬금없이 “혹시 방검복 파는 데 아느냐”고 물었다.
순간, 최근 이슈가 된 공공기관 사칭 사기가 떠오른 업체 측은 “모른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통영구치소에 전화해 A주임을 찾았지만, 돌아온 답은 “그런 사람 없다”였다.
지역 PC 용품 취급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 39분 통영구치소라며 프린트 정품 토너 12개를 주문했다.
평소 거래가 없었던 터라 글쓴이는 담당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를 묻었고, 상대방은 ‘대구지방교정청 통영구치소’ 명의로 된 공문을 보내왔다.
수신자 ‘통영구치소 복지과 교위 이영훈’, 제목 ‘통영구치소 물품 구매 승인의 건’으로 된 공문에는 구매 목적과 품목, 집행 항목, 금액, 예산 잔액, 계약 대상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었다.
끄트머리에는 통영구치소장 관인과 복지과장 직인까지 찍혀 있었다.
그런데 이메일 주소가 이상했다.
공무원 이메일은 ‘xxxxx@korea.co.kr’로 끝난다.
반면 공문에 적힌 주소는 구글 메일인 ‘ijunsu805@gmail.com’이었다.
전화번호 역시 관공서 대표 번호가 아닌 개인 휴대전화였다.
미심쩍었던 글쓴이가 직접 구치소에 연락해 확인 결과, 예상대로 사기였다.
글쓴이는 “저야 소모품이다 보니 손해 볼 것도 없지만, 음식 장사하시는 분들은 손해와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다”면서 “이런 사기 친다고 남는 것도 없을 텐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교도관 사칭 사기가 잇따르자 통영구치소가 직접 주의보를 발령했다.
통영구치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거제시 소재 업체가 통영구치소 소속 교도관을 사칭한 남성으로부터 물품 납품 요청과 방검복 물품 구매 비용 대납을 요구받았다”며 “이 과정에 해당 남성은 구치소 직원 성명을 도용해 위조한 공문을 보냈고, 업체는 별다른 의심 없이 비용을 대납해 사기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정기관은 물품에 대한 선결제 나 대납을 요구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통영구치소로 확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