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5-14 18:16:07
MG손해보험이 결국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신규 영업이 정지되고 기존의 모든 보험 계약은 5대 주요 손해보험사로 이전된다. 계약 이전을 통한 정리 비용은 공적자금 대신 보험사들이 적립한 예금자보호기금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어 MG손보에 신규 보험계약 체결 등을 금지하는 영업일부 정지 처분 부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오는 11월 14일까지 6개월간 신규 보험계약 체결과 기존보험 계약의 내용 변경은 정지된다. 다만 보험료 수령, 보험금 지급 등 기존 보험계약 유지와 관리를 위한 업무는 종전과 같이 수행한다. 기존 MG손보 계약자들의 지위도 변함없이 유지된다.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에 이전된다.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은 지난 3월 말 기준 약 151만 건으로, 이 중 90%가량이 질병, 상해보험 등 조건이 복잡한 장기보험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보험계약자는 개인 약 121만 명, 법인 약 1만 개다.
MG손보 보험계약자들이 보유한 보험계약은 보장 내용, 만기 등 조건 변경 없이 이전돼 현재 보장 내용 등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다만 계약 이전 준비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준비 기간 보험계약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는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한시적으로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해 관리한다. 가교보험사에는 전산 운영, 보험금 지급, 계약 이전 준비 등 필수인력 범위에서 MG손보 임직원이 채용된다.
최종 계약 인수 주체인 손보사들이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를 마치면, 가교보험사에서 5대 손해보험사로 최종적 계약 이전이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MG손보 청·파산이 이뤄질 경우 보험산업의 신뢰 저하로 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5개 손보사가 자율적 검토 과정을 거쳐 계약 이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계약 이전을 통한 정리에 드는 비용은 보험회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라 계약자 보호를 위해 이미 적립해 놓은 예금자보호기금을 통해 충당하게 된다. 관계기관은 5월 하순 첫 공동경영협의회를 열어 MG손보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 설립과 운영을 위한 제반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2~3분기 중 가교보험사로의 1차 계약 이전이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