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 2025-05-22 10:20:29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4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인 11만 달러(한화 약 1억 5165만 원)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시가총액도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에서 5위까지 몸집을 키웠다.
22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08% 상승한 11만 386달러(약 1억 52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21일 기록한 10만 9358달러(약 1억 5060만 원)를 웃도는 가격으로, 넉 달 만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이후 미국발 무역 전쟁 등으로 7만 4000달러(약 1억 190만 원)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날 비트코인이 급등한 배경은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규제 해소 소식이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텍사스주 하원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자산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해당 법안은 텍사스 주지사인 그렉 애벗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비트코인 지지자 알려져 법안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고객들의 비트코인 구매를 허용하면서 가격 상승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특히 미국 상원은 지난 19일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통과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미 달러화나 유로화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1대1로 고정하는 가상자산이다.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 법률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지만,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정당한 금융 수단으로 인정하는 것이란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각종 호재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총 6억 6740만 달러(약 9150억 원)가 시장에 들어왔다. 이는 지난 2일 이후 하루 최대 유입액이다. 비트코인 시총도 2조 1600억 달러(약 2975조 원)로 아마존(2조 1500억 달러)을 추월해 세계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 자산이 됐다.
가상자산 등 금융 거래 플랫폼 페퍼스톤 크리스 웨스턴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기술적 흐름과 가격 움직임은 전형적인 강세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