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무관의 한' 풀었다… 토트넘 유로파 '왕좌'

전반 존슨 결승골 맨유에 1-0 승
41년 만 UEL 우승, UCL 본선행
손, 후반 교체 투입 우승 기여
프로 15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5-22 18:03:36

22일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손흥민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손흥민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우승하며 ‘무관의 한’을 말끔히 씻어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토트넘은 22일(한국 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막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1-0으로 이겼다.

‘캡틴’ 손흥민은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20여 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하고서 무려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뛰는 동안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 리그컵,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연령별 대회로 분류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축구 금메달을 따냈을 뿐이다.

토트넘도 정상을 밟아본 지 아득하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토트넘이 우승한 것은 UEL의 전신인 UEFA컵에서 우승한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이다.

유로파 리그 우승전까지 토트넘에게는 많은 시련이 있었다. 이번 시즌 EPL에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에 그치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현지 매체에서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퇴임설이 흘러나왔고, 팀 분위기는 엉망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와 함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결승전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팀 간에 이뤄졌다. 맨유 역시 EPL에서 16위로 부진하면서 우승이 절실했다.

양 팀 팬들로 4만 9000여 관중석은 꽉 찼다. 손흥민은 이날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42분 존슨의 선제골로 리드를 이어가던 토트넘은 후반 22분 손흥민을 투입해 굳히기에 들어갔다. 패배 위기에 몰린 맨유의 뜨거운 공세로 손흥민도 공격을 펼치기보다는 수비 가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차례 아찔한 실점 위기를 모면한 토트넘은 ‘왕좌’에 올랐다.

손흥민이 22일(한국 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22일(한국 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두르고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른 채 스태프, 동료들과 포옹을 나누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주장으로서 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으로 나서 트로피를 가장 먼저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독일)의 UEFA컵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맛본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남게 됐다.

손흥민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 오늘만큼은 저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면서 “시즌 전체를 보면 항상 힘든 순간도 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있었고, 잘 이겨냈다”고 시즌을 되돌아 봤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가족처럼 응원해 주신 한국 팬들께 정말 감사함을 느낀다”면서 “(내년에 참가할) 챔피언스리그는 항상 세계 최고의 팀들과 겨룰 수 있는 무대라서 정말 기대된다.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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