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칼 출자금, 항공산업 구조개편 완료시까지 유지”

국회에 한진칼 지분 매각 시기 관련 답변 제출
지분 유지하는 동안 통합LCC 본사 결정해야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5-05-22 15:46:5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3월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매각 시점에 대해 “항공산업 구조개편 완료 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통합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하는 2026년 연말까지는 지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이 항공산업 구조 개편을 지분 유지의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실 제출한 한진칼 지분 매각 시기 관련 답변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항공산업 구조개편 완료시까지 산은의 출자금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이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출자금 회수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업결합을 완료했으나 2026년 연말까지는 별개 브랜드로 운영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2026년 연말에 한 개 LCC로 통합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산은의 한진칼 지분은 적어도 2026년 연말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산은이 지분 유지 명분으로 ‘합병 과정 모니터링’을 내세우면서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그동안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에 대한 부산시의 요구를 대한항공에 전달했지만 본사 입지에 대해 “기업이 결정할 문제”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산은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통합LCC 부산 유치를 요구할 수 있는 위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칼에 미치는 산은의 영향력은 최근 한진그룹과 호반그룹의 지분 경쟁에서 명백하게 확인됐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12일 호반그룹의 지분확대 공시 이후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8만 9200원이던 주가는 15만 600원까지 올랐고 한진그룹은 한진칼 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처분하는 증의 방식을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한진칼 주가는 산은이 지난 15일 지분 매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진칼에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특수관계자 지분은 20.79%(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처분한 것까지 포함)다. 우호지분은 델타항공 14.9%, 산은 10.58% 등이다. 이외에 5% 미만의 공시되지 않은 네이버, GS그룹, 한일시멘트 등 숨겨진 우호지분이 3.85%로 추정돼 조 회장 측이 50.12%를 확보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산은이 지분 매각에 나서면 한진칼 지분 경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변하게 된다.

산은이 한진그룹 지분 경쟁에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지분을 유지하고 있는 기간에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한진그룹이 거부한 상태에서 통합LCC 본사 부산 유치는 산은이 ‘지방 공항 활성화’와 ‘세컨드 허브 구축’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한편 산은이 향후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은이 2020년 12월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 원을 투입할 당시 신주발행 가격은 주당 7만 800원이었다. IM증권은 최근 한진칼 주가 12만 원대(12만 2700원)를 기록하자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 누적 수익률이 13.1%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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