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원 “실제로 치유 능력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간 이식 받고 초능력 생긴 인물
희생 정신 가진 생활형 히어로
지난해엔 ‘조명가게’ 연출 도전
한국 영화 침체 극복 노력해야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5-06-03 15:49:35

배우 김희원. NEW 제공 배우 김희원. NEW 제공

“저는 제 능력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치유력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저한테 다 줄을 설 걸요?”

배우 김희원이 새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영화 ‘하이파이브’에서 치유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 ‘허약선’을 연기했는데, 그 모습이 흥미롭다. 베테랑 연기자답게 진지함과 코믹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캐릭터를 다채롭게 펼쳐낸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희원은 “이번엔 초능력자”라며 “남을 치유하는 능력인데 멋지지 않나”라고 웃었다.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극 중 약선은 간 이식을 받은 뒤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 현장 관리자로 일하는 인물이다. 그는 “보통은 누가 세뇌해서 그런 종교에 빠진다고 생각하지만, 간 이식을 받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약선은 자신이 가진 치유 능력으로 다친 현장 노동자를 고치고, 밤에는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간호사의 꿈을 키운다. 김희원은 이런 약선을 ‘희생정신을 지닌 생활형 히어로’라고 봤다. 그는 “히어로는 결국 남을 위해 자신을 내놓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치유 능력은 어떤 초능력보다도 사람에게 필요한 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 ‘무빙’에서는 능력이 없어서 서운했는데, 이번에는 능력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웃었다. “약선의 능력이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치유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저에게 그 능력이 있다면 어머니, 아버지 편찮으신 곳도 고쳐드리고 싶어요.”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NEW 제공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NEW 제공

2007년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데뷔한 그는 주연과 조연, 감초 역할을 넘나들며 연기의 폭을 넓혀왔다. 지난해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조명가게’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도 첫발을 내딛었다. 김희원은 연출자의 자리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들을 다시 보게 됐다”며 “배우 생활에도 연출 경험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직 차기 연출 계획은 없지만, 소설과 웹툰 등 여러 작품을 보며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결국 중요한 건 재미더라고요. 제가 작품을 고를 때에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죠. 제가 참여한 작품이 누군가에게 재미있으면 그걸로 충분해요.”

인터뷰 말미 김희원은 침체한 한국 영화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요즘 한국 영화계가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들어오는 작품을 보면 영화는 없고 드라마나 OTT 위주라 배우의 입장에서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드는 사람이 더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조금 부족하거나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한국 영화와 관계있는 많은 분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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