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 2025-06-09 18:17:11
지난 4~8일 부산항 북항 제1부두 ‘항구 마을’이 활기로 가득 찼다. 로컬 브랜드들이 제대로 보여준 ‘부산의 맛’에 방문객들이 열광했다.
한국관광공사·부산관광공사·(주)푸드트래블이 주최한‘포트 빌리지 부산’에는 5일간 약 10만 명이 입장했다. 행사 첫날에만 8500여 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행사 기간 내내 입장 대기 줄과 음식 주문 줄이 길게 이어지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포트 빌리지’에는 로컬 F&B(식음료) 브랜드 60팀과 리빙·라이프 플리마켓 50팀이 참가했다. 광안리·해운대·전포동의 핫한 브랜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행사 기간 결제 건수는 13만 건에 달했고, 총 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해운대암소갈비집과 광안리의 식빵 신생 브랜드 ‘원웨이 브레드’가 협업해 내놓은 장조림 샌드위치는 포트 빌리지의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했다. 원웨이브레드는 포털사이트 검색량이 평소 3배 이상을 기록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해당 부스에는 매일 1500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총 8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포트 빌리지’는 온라인에서도 연일 화제였다. 네이버 총 검색량은 약 15만 회였고, 2300개의 콘텐츠가 생산됐다. 네이버 단독 섹션 ‘지금 떠오르는 엔터 소식’에 오르기도 했다. SNS에 해시태그된 게시물은 7400개에 달했다. 방문객들은 SNS를 통해 ‘6월 초 부산 핫플레이스’ ‘낭만 넘치는 부산의 밤’ ‘실시간 가장 핫한’ ‘평일 오픈런’ 등의 내용으로 축제 현장을 실시간 중계하며 축제를 즐겼다.
이번 포트 빌리지는 지난해 연말 영도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빌리지’의 두 번째 버전이다. 크리스마스 빌리지는 11일간 총 8만 명이 방문했고, 네이버 선정 ‘전국 지역 축제 1위’와 ‘전국에서 꼭 가봐야 할 크리스마스 축제’ 1위에 선정되는 등 화제가 됐다. 뒤이은 포트 빌리지 역시 방문객과 화제성 면에서 성과를 거둬, 부산에서 ‘로컬 브랜드 마케팅’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색적인 축제 장소도 흥행 성공에 한몫했다. 포트 빌리지가 열린 곳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북항 제1부두였다. 시가 지정한 문화유산이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하나다. 1978년에 지어진 오래된 폐창고에 꾸며진 마켓은 이색 경험을 제공했고, 북항 마리나와 부산항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바다 전망도 감성을 더했다.
축제 방문객 10명 중 7명은 20~30대로, 부산 원도심에 모처럼 생기가 돌았다. 부산 시민이 70%, 울산·경남 15%, 그 외 지역이 15%였다. 1770명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방문객의 80% 이상이 ‘만족’했다고 답했고, 83%는 ‘추천’할 만하다고 답했다. 방문객들은 푸드 퀄리티와 다양성(70%), 현장 분위기와 공간 구성(64%)에 만족감을 표했다.
푸드트래블 박상화 대표는 “쟁쟁한 브랜드가 한곳에 모였기에 자연스러운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며 “연말 크리스마스 빌리지와 내년 포트 빌리지 등 해외에서도 부산을 찾도록 하는 미식 축제를 계속해서 개최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포트 빌리지는 역사적 자산과 창의적 미식 문화가 결합한 축제였다”며 “앞으로도 전문성 있는 민간 기업과 협업해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