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6-11 10:42:10
40대 직장인 A 씨는 직장에서 동료들와 업무 관련 얘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한쪽 팔이 저리고 머리가 핑 돌았다. “괜찮냐”는 직장 동료의 말에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증상은 사라졌고 A 씨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탓에 빚어진 일로 여겼다. 과연 업무 스트레스 탓일까. 대동병원 뇌혈관센터 최재혁(신경외과 전문의) 과장은 ‘일과성 허혈 발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일시적으로 혈류가 차단됐다가 곧 회복되면서 뇌 손상이 발생하기 전 증상이 사라지는 상태를 일컫는다. 혈관을 일시적으로 막았던 혈전이 자연스럽게 녹거나 주변 혈관이 혈류를 보완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것이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주로 죽상경화증이나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비만, 고령 등이 대표적인 위험 인자이다. △한쪽 팔·다리 마비 또는 저림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제대로 말하기 어려움 △타인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움 △한쪽으로 자꾸 넘어짐 △시야결손 또는 복시 △어지러움 등 뇌졸중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대부분 수 분에서 1시간 이내 증상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과성 허혈 발작은 일시적으로 뇌혈류 공급에 이상이 생겼다는 중요한 경고 신호인 만큼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실제 일과성 허혈 발작 후 3개월 이내에 약 17~20%의 환자가 뇌졸중을 경험하며, 일반인보다 약 5배 높은 위험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약 80%는 예방이 가능하므로 신속한 병원 방문과 치료가 필수다. 환자 증상에 따른 진단 결과에 따라 약물치료나 혈관조영술, 외과적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최 과장은 “뇌혈관 질환은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은 균형 잡힌 생활습관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