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에 농산물도 협상 품목…쌀·소고기 추가 개방될까

일본 호주 등 쌀 소고기 일부 시장 개방
쌀 TRQ 물량 미국산 전량 배분 어려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역효과 가능성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2025-07-28 10:56:47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축산 단체 회원들이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축산 단체 회원들이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일부 농산물을 협상 카드로 쓸 것임을 시사하자, 농업계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8일 통상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인 8월 1일을 앞두고 막판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해온 조선산업 협력 강화뿐만 아니라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도 카드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협상 품목 안에 농산물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어떤 농산물이 포함됐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리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쌀과 소고기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의 협상에서 쌀과 일부 농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은 쌀 수입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늘리지는 않고 TRQ 물량의 대부분을 미국산 쌀로 수입키로 했다.

호주도 미국과 무역 협상을 위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규제를 해제했다.

그런데 한국은 쌀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에 배분하고 있다. 미국산 쌀 물량을 늘리고 다른 나라 물량을 줄이려면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소고기는 30개월령 이상 쇠고기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30개월령 이상 소고기도 수입할 수 있게 하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통상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은 자국 소고기를 한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만약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오히려 국민적 감정이 나빠져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농축산물 시장을 추가로 개방할 경우 국내 농축산업계의 반발을 해소할 방안을 찾는 것도 정부의 과제 중 하나다.

한국농축산연합회와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들은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농업인의 양해와 동의 없이 농축산물 관세, 비관세 장벽을 허문다면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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