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6-05-16 16:29:22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입장문 발표를 위해 서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8일부터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재협상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대화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측은 노조 요구대로 교섭위원장을 교체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16일 “오는 18일 10시경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 협상을 재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협상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조정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사측 대표교섭위원으로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피플팀장으로 교체됐다. 최 위원장은 “교섭 과정 이해도를 위해 김형로 부사장도 발언 없이 조정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사측과 협상에 앞서 현재 여 팀장과 함께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협상 안건 등을 조율하기 위함이다.
최 위원장은 또 “이재용 회장님의 사과 내용도 확인했다”며 “직원들이 회사와의 신뢰가 깨져 조합에 가입했고, DS부문의 경우 85% 가입으로 사실상 모두 노조원이며 직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뢰 회복의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전달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성과급 갈등으로 인한 총파업 사태를 앞두고 국민 앞에 사과하며 노조에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16일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봅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또 채찍질해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끝으로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회장은 사과 발언을 할 때 카메라 앞에 세 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일본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앞두고 일정을 변경해 급거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2020년 5월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 관련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사과는 부회장 시절이었고, 2022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노조는 18일 협상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최대 5만 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