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 재도전 앞둔 동명대, 총장 전격 교체 결정

전호환 총장, 4월 말 임기 만료
교수 채용 비리 논란에 ‘내홍’
교수협·노조, 전 총장 등 5명 고발
대학 “정상적 선임 절차 진행”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2025-02-19 18:23:08

전호환 동명대 총장. 전호환 동명대 총장.

‘두잉(Do-ing) 인재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부산 동명대학교를 이끌어 온 전호환 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도입 등 대형 지원사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전 총장 교체가 대학 앞날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대학 내부에서는 최근 교수회와 노조가 교수 채용을 놓고 전 총장을 고발한 일 등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동명문화학원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4월 27일까지인 전 총장의 총장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새 총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동명문화학원은 20일 총장 모집 공고를 내고 차기 총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동명대 측은 “오는 4월 말 총장 임기 만료에 맞춰 정상적인 총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새 총장을 중심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 총장은 2021년 4월 제10대 동명대 총장으로 취임해 4년여간 대학을 이끌었다. 부산대 총장과 (사)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 등을 역임한 전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며 대학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 총장은 △Do-ing 대학 신설 △대학동물병원 신설 △축구단 신설 등 동명대의 위상 강화에 주력했다.

전 총장은 지난해 신라대와 함께 연합대학 형태로 참가한 글로컬대학 30 사업 당시 본대학 지정 심사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동명대-신라대 연합은 10개 본대학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올해 예비지정대학의 지위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전을 앞두고 있다.

부산 교육계에서는 대학 연구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RISE 사업 시행이 다음 달로 다가온 만큼전 총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전 총장 역시 이사회가 열리기 전까지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글로컬대학 도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동명대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가 전 총장과 서의택 동명문화학원 이사장 등 5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논란이 제기됐다. 대학 교수들이 총장과 이사장을 동시에 경찰에 고발한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동명대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는 한 교수가 채용 당시 낸 논문이, 전공과 연관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초빙 교수 채용 과정에서는 특혜 의혹이 있었다는 게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의 입장이다. 대학 측은 교수 채용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교수협의회·교수노조의 고발에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부 분열도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교수는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의 결정이 전체 교수의 뜻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혼란상도 벌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부산경찰청 반부패 경제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며, 고발인 조사가 진행됐다.

부산 교육계에서는 지역 대학 생존의 명운이 걸린 글로컬대학 30 사업, RISE 사업 등을 앞두고 ‘선장’을 교체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 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막기 위해 내부 반발이 터져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학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대학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 총장은 20일 오후 담화문을 내고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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