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3-02 18:12:12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복귀 첫 행보는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관람으로, 한 전 대표의 첫 메시지는 ‘보훈과 안보’였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한 전 대표는 이날을 시작으로 5일 북 콘서트 개최 등으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배경으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했다. 이날 극장에는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정성국·배현진·고동진·박정훈·우재준·한지아 의원이 함께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정광재 대변인, 윤희석 전 대변인 등도 극장을 찾았다.
한 전 대표는 연극 관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며 “작은 소극장에 모인 이 마음이 결국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훈을 얼마나 중요시하고 제복 입은 영웅들을 얼마나 예우하는지가 우리를 더 안전하고 강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면서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87 체제’를 극복하자는 말은 단순히 권력 구조만 바꾸자는 게 아니라 87 체제에 남아 있던 군이나 영웅들에 대한 차별 대우 조항들과 배상 금지 같은 문제 조항들도 제대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50년, 100년 갈 수 있는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당시 추진했던 군인사법 개정안과 국가배상법 등을 거론했다. 그는 “짧은 기간 동안에 당대표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 점을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공개 행보를 시작으로 오는 5일에는 자신이 쓴 책인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에 대해 “이제는 한 전 대표의 시간이 왔다고 본다”며 “소통에 방점을 두며 전국 당원과 시민들을 곳곳에서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선 한 전 대표의 ‘등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아직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니라고 본다. 기다려야 한다”며 “당원 목소리를 들어보라. (한 대표가) 활동하는 것을 몇 퍼센트나 지지하는지 들어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한 전 대표를 지적하며 “이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은 한동훈 책임”이라며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자기만 옳았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