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간 매년 42조 대 군함 발주, 한국 조선업 기회”

코트라 ‘미 조선업 시장’ 보고서
2054년까지 함정 364척 건조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2025-03-02 18:30:58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은 지난해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화그룹 제공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은 지난해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화그룹 제공

미 해군이 향후 30년 동안 매년 42조 원 규모의 군함 발주 계획을 세우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지난달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했다. 한국 등 동맹국이 자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현재 296척의 함대를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서는 30년간 매년 평균 12척씩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을 건조해야 한다. 미국 정부도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연평균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미 해군의 신규 함정 건조 시장 확대는 한국 조선업계의 새로운 진출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급효과는 대기업 조선사뿐만 아니라 협력 업체에도 혜택이 돌아가 ‘K조선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한국 기업들도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군함 유지보수(MRO) 관련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하며, 미 군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 해군은 연간 8조~10조 원가량을 MRO에 쓰고 있지만, 원활하게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동맹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미 군함 시장을 두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조선업계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에서 미국이 조선·방산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도 기대감을 키운다. 미 의회가 발의한 ‘선박법’에도 미국 국적 상선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국내 조선업계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중국 선박에 대한 항구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 액화천연가스(LNG) 활성화에 따른 운반선 수요 증가 등도 미국발 국내 조선업계의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을 사용하는 한국 조선사를 제재할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환율 변동성, 산업 수익성 저하, 정부 지원, 미국 현지 생산 시 인프라 낙후와 전문 인력 부족 등도 점검 대상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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