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05-19 18:30:43
대통령이 정해지는 역사적 현장을 ‘1열 직관’할 수 있는 대선 알바(아르바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선거일 개표 참관인 등으로 일하며 민주주의의 현장을 느끼고 쏠쏠한 일당도 챙길 수 있는 일이라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19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에선 이번 대선에 투입될 ‘개표 참관인’으로 일반인 128명을 모집한다. ‘투표 사무원’과 ‘개표 사무원’ 업무에도 공공기관 직원을 우선 모집한 후 일손이 부족한 부분에 일반인 알바를 뽑아 투입한다. 전국적으로 봤을 땐 이번 대선에 공공기관 직원을 포함해 50만 명 안팎의 임시 인력이 채용된다. 선관위는 선거 사무의 공정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분야는 ‘개표 참관인’이다. 개표 참관인은 투표가 종료된 이후 진행되는 표 집계 과정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선관위가 지정한 장소에서 진행되며 용지 분류기 감시, 개표 상황 확인, 이상 여부 기록 등이 주요 업무다.
지난 5~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선 18세 이상 선거권자를 대상으로 6·3 대선 개표 참관인 지원 신청을 받았다. 모집 인원의 5배수가 신청하면 자동으로 모집이 마감되는데, 당일에만 640명 이상이 신청하며 조기 마감됐다. 5배수 신청 인원에 미달했던 지난 4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와 달리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모습이다.
정치 중립성과 보안이 중시되는 자리기에 업무는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대통령이 결정되는 역사적인 현장을 ‘1열 직관’할 수 있어 의미와 재미도 충분하다.
지난 지방선거에 개표참관인으로 참여했다는 A 씨는 “개표소 내부를 직접 본 순간 국가가 이렇게 꼼꼼하게 개표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책임감도 느꼈다”며 “인상 깊은 경험이라 이번 대선에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선 알바는 수입도 짭짤하다. 부산에선 개표 참관인이 식비를 포함해 하루 일당 10만 9000원을 받는다. 투표 사무원은 15만 7000원, 개표 사무원은 10만 4000원을 알바비로 받는다.
‘투표 사무원’과 ‘개표 사무원’ 알바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기가 쏟아지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투표 사무원은 투표소에서 유권자 안내, 신분 확인, 개표 용지 교부, 투표함 관리 등의 사무보조 역할을 한다. 개표 사무원은 투표가 끝난 후 개표소에서 진행되는 일을 돕는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 사무원 알바를 했다는 B 씨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 노인분들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오는 모습과 행여 기표란 외에 도장이 묻을까 봐 후후 불어가며 한 표를 행사하던 시민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민주주의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찡해지는 하루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