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05-25 18:25:52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교육감은 연속 3번까지만 재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법제처 해석이 나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표기가 없어 인지도가 최대 무기인 만큼, ‘3선’ 김 교육감이 도전한다면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법제처는 지난 20일 교육부 질의에 “김 교육감은 계속 재임 3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1조는 교육감 임기를 4년으로 하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하고 있다. 법제처는 이 ‘계속 재임’을 ‘연속된 세 차례 당선’으로 해석했다. 중간에 낙선 이력이 있으면 재임이 단절된 것으로 보아 연임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교육감은 2014년과 2018년 선거에서 연임해 8년간 재직했지만, 2022년 선거에선 하윤수 전 교육감에게 패하며 낙선했다. 이후 하 전 교육감이 사전 선거운동 등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아 지난달 3일 재선거가 실시됐고, 김 교육감은 다시 당선되며 현재 3선 임기를 수행 중이다. 이번 임기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약 1년 2개월이다.
교육부는 이런 김 교육감 사례가 법률상 재임 3기에 해당하는지를 법제처에 질의했다. 만일 이번 임기가 ‘계속 재임’으로 인정될 경우, 김 교육감은 내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법제처는 “교육감 연임 제한은 장기 연속 집권과 특정 세력과의 결탁, 인사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라며 “김 교육감은 하윤수 교육감이 임기를 개시하면서 실질적으로 직무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연속 재임이 단절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법제처 해석으로 김 교육감은 ‘3연임’ 논란에서 벗어나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내년 선거에서도 당선된다면 김 교육감은 전국 최초로 4선 교육감에 오르게 된다. 결과적으로 2022년의 낙선이 4선 도전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을 표기할 수 없어 전·현직 프리미엄과 인지도가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김 교육감은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치며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온 만큼 이번에도 그 점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김 교육감은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김 교육감이 1년짜리 임기를 위해 선거에 나섰다고 보긴 어렵다”며 내년 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부산 교육계 한 원로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불과 1년 밖에 남지 않아, 재선거에서 낙선했거나 단일화에 나섰던 후보들이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선거는 치열해질 전망이지만, 김 교육감은 오랜 경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는 김 교육감이 남은 1년 동안 어떤 성과를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관련 제도 개편은 법률 개정과 국회 통과가 필요한 사안이다.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제도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크지 않다. 이 때문에 내년 교육감 선거는 현행 직선제 방식대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