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가 반긴다는 북항친수공원 수로, 쓰레기만 반기네

랜드마크 부지 인근 ‘별빛수로’
수초에 생활 쓰레기 엉켜 방치
정화 작업 불구 유입 경로 몰라
화장실도 부족해 이용객 불편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2025-06-23 19:41:00

<부산일보> 취재진이 최근 찾은 부산 북항친수공원 경관수로에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이 해조류와 뒤엉켜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일보> 취재진이 최근 찾은 부산 북항친수공원 경관수로에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이 해조류와 뒤엉켜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론되는 북항친수공원이 쓰레기, 화장실 부족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대 수로에는 쓰레기가 떠다니고 이용객들에게 필수 시설인 화장실도 부족해서 대책 마련과 인프라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부산 동구 초량동 북항친수공원. 야생화 단지가 조성된 랜드마크 부지와 부산항 힐링 야영장 사이를 지나는 수로인 ‘별빛수로’ 위로 페트병과 비닐, 컵라면 용기 등 각종 생활 쓰레기가 떠다녔다. 여기에 수온이 오르면서 무성히 자란 수초에 쓰레기가 엉키면서 쓰레기는 물에 고인 채 썩어가고 있었다.

수로를 따라 산책을 즐기던 이용객들도 쓰레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산항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남찬석(72·경남 밀양시) 씨는 “오랜만에 부산에 왔다가 북항친수공원이 명소라고 해 기대하고 들렀다”며 “수로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니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평소 숭어가 뛰노는 곳인데 쓰레기 때문에 수질 오염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근 수로에서는 배를 뒤집은 채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수로 정화와 관리는 부산항만공사가 맡고 있다. 현재 주 2~3회가량 정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가 유입되는 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다에 떠 있던 쓰레기가 조류를 타고 북항친수공원으로 유입되는 현상도 골칫거리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로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고 바다와 연결된 특성상 쓰레기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여름철 이용객이 더욱 늘어날 것에 대비해 해양환경공단과 협의해 해양 오염물 유입 등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문객들은 화장실 부족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북항친수공원은 축구장 27개 규모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지녔지만 내부에 개방된 공중 화장실은 4곳 뿐이다. 이마저도 1곳은 입구에 있어 공원 이용객에겐 활용도가 떨어진다. 특히 제6보도교와 오페라하우스 인근은 화장실 이용 사각지대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을 가려면 성인 남성 걸음 기준으로 15분 이상 걸어야 한다.

이용객들은 지속적으로 공원 내부에 화장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시설물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추가 설치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화장실 설치 요구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산시에 화장실 설치를 위한 예산 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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