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가 리버풀 시절을 '커리어 최고'로 꼽으면서도 첼시로 떠나야했던 이유를 밝혔다.
토레스는 리버풀에서 뛰는 3년 반 동안 142경기에서 81골을 넣으며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그는 리버풀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는 실패했고, 2011년 돌연 첼시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포함해 주요 트로피 3개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토레스는 15일(현지시간) 영국 '토크스포츠' 인터뷰에서 자신의 커리어 중 최고의 시기는 리버풀에서 뛰었을 때라고 말했다.
토레스는 리버풀 시절에 대해 "커리어 중 피크(peak)였다"면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상태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도시에 도착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줬다. 리버풀 팬들은 특별했고, 우리는 서로 사이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트로피를 위해 리버풀을 떠나야 했다고 털어놨다. 토레스는 "사랑하는 아틀레티코를 떠났을 때, 내 목표는 오직 트로피를 따내는 것이었다"면서 "나는 리버풀에서 정말 행복했지만, 클럽의 상황이 어려워졌다. 리버풀은 기존 선수들을 팔고 어린 선수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승할 만한 팀이 되려면 6, 7년은 걸릴 것 같았고, 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내 길을 찾아야 했는데 그것이 첼시 이적이었다. 트로피를 딸 기회가 더 많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리버풀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며 첼시행을 택한 토레스는 급격한 폼 저하로 경기력이 부진해졌다. 맨유전에서 데헤아 골키퍼를 제치고도 골을 놓치는 장면은 토레스의 골 결정력 부진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회자된다.
토레스는 "(새로운 팀에) 빨리 적응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내 잘못이었을 수 있다"며 "잘했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꾸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첼시행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더 많은 트로피를 안겨줄 팀이었다고 생각했다. 첼시는 챔스 우승 전력도 없었지만, 그런 팀은 우승을 해야했다. 결국 우리는 (챔스 우승을) 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레스는 '최고의 감독'으로 라파엘 베니테즈와 무리뉴가 아닌 고(故)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을 꼽았다.
이날 영국 '미러' 보도에 따르면 토레스는 아마존 다큐멘터리 '페르난도 토레스: 더 라스트 심볼'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을 지도했던 아라고네스를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의 감독이었다고 평가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