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가 올 시즌 뛸 구단을 찾지 못하면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손을 잡고 한국 무대에 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프로야구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인수한 SK 와이번스는 추신수에 대한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어, 그가 한국 프로야구(KBO) 진출 시 추신수와 계약해야 한다. 최근 신세계의 파격 행보를 볼 때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평가다.
텍사스 7년 계약 종료 후 FA
이적 시장 한파 영입 구단 없어
‘해외파 특별지명’ SK 우선권
신세계 ‘파격 영입’ 기대감 커져
‘미국 잔류’ 의지 강해 변수
‘부산 출신’에도 롯데행 어려워
지난 2007년 KBO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추신수는 SK와 연결됐다. 당시 지명으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한화, 송승준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밖에 최희섭(기아), 김병현(넥센), 류제국(LG), 이승학(두산), 채태인(삼성)도 국내 행선지를 정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계약을 마무리한 추신수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지만 아직 불러주는 구단이 없다. 코로나19로 현지 이적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한국나이 40세로 선수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추신수는 영입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MLB에서 종전처럼 아메리칸 리그만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하면 추신수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 수비 부담 없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지명타자는 '노장'인 추신수에게 제격이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내셔널리그까지 지명타자를 한시적으로 확대 운영한데 이어 올해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어 실제 이행 여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뛸 경우 추신수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이제 막 프로야구에 진출한 신세계의 입장에서 MLB 정상급 타자의 영입만으로도 흥행몰이가 가능하다. 신세계 그룹 역시 인수 확정 후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이슈를 키우는 상황이다.
이슈뿐 아니라 추신수의 등장은 프로야구 경기 자체에도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275에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충분히 국내 프로야구에 흥행 돌풍을 불러 올 수 있다.
다만 국내 무대 진출은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추신수는 미국 무대 잔류를 우선 염두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탓에 60경기로 축소된 '미니 시즌' 대신 162경기를 제대로 치르겠다는 것이다. 가족도 모두 미국에 거주 중이다.
추신수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년 정도 더 뛰고 싶다. 신체적, 정신적으로도 그 정도는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62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시즌을 끝으로, 내 커리어를 마감하고 싶다"라고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부산 사나이' 추신수의 복귀는 부산에서도 관심사다. 롯데 자이언츠와도 인연이 깊다. 추신수는 이대호와 수영 초등학교 동창이고, '레전드' 박정태 전 코치가 외삼촌이다. 추신수 역시 평소 '롯데 팬'임을 자부했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에서 은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