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도 100년 갈고 닦는데…무가(舞歌) ‘용호상박’ 10년 걸려 장편 완성

부산시립무용단 25·26일 공연
판소리 적벽가와 한국춤 만남
소리꾼 라이브 연주로 극대화
‘한국형 오페라’ 성장할까 주목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4-10-23 14:46:26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가무악(歌舞樂)을 갖춘 한국 전통형 오페라는 가능할 것인가. 부산시립무용단(예술감독 이정윤)이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릴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이 그 가능성에 도전한다.

판소리 ‘적벽가’를 춤극으로 승화시킨 ‘용호상박’은 2014년 ‘국수호의 춤의 귀환’에서 16분짜리로 초연한 남성 협무(2인무)로 시작해 2021년 이정윤 예술감독에 의해 부산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춤 ‘본색’에서 32분짜리 중편으로 진화했고, 올해는 시립무용단 단원 50여 명이 출연하는 65분 분량의 장편 공연으로 완성된다. 이 예술감독은 ‘용호상박’ 초연 당시 국수호 무용가와 30년의 세대를 초월한 2인무로 주목받았다. 이번 작품은 원작 국수호 연출과 이 예술감독의 협력 연출·안무로 부산시립무용단이 완성했다.

이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 콘셉트는 가무악을 갖춘 한국 전통형 오페라”라며 “판소리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을 한승석이 작창하고, 김태영 음악감독이 10인의 라이브 연주로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무용단 측은 “대립과 분쟁의 허무함과 전쟁의 공허함을 작품의 주제와 메시지로 담아 공존과 화합의 시대에 놓인 우리들의 초상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25~26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를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연습 모습.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작품은 △인트로 △1장(조조의 호기) △2장(동남풍) △3장(자룡의 활) △4장(화공) △아웃트로 등으로 구성된다. 내용은 제갈공명과 견주는 또 한 명의 책사, 봉추라 불리는 방통이 적벽대전 중 중용되는데, 이때 큰 배와 작은 배를 적절하게 배치해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 육지처럼 삼는 ‘연환계’를 제안해 조조의 백만 대군을 물리친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는 화공(火攻)을 펴기 위해서는 필요한 동남풍을 불러 모으는 공명의 계책과 공명을 없애려는 주유의 사주, 조조를 무찌를 화공을 준비하는 조자룡의 화살 이야기 등이 전개된다.

이번 작품에는 60여 분 내내 등장하는 소리꾼 역할도 남다르지만, 소리꾼이 타악도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려주는 판소리이다. 대신, 기악 연주는 최소화해 해금 가야금 피리·생황 한국전통 특수타악 등으로만 구성한다. 김태영 음악감독은 “10명의 라이브 연주자 중 6명의 소리꾼은 판소리만 하는 게 아니라 북도 치면서 연주한다. 전쟁 신이기도 하거니와 소리만 하면 임팩트가 없어서이다. 무용극이어서 극적인 효과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포스터.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부산시립무용단의 제90회 정기 공연 무가(舞歌) ‘용호상박’ 포스터. 부산시립무용단 제공

이 예술감독은 “구성 자체가 가무악이 다 들어가는 종합예술 작품이다. 흔히 부산은 춤은 강하지만 소리에 대한 콘텐츠가 많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큰 듯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앞으로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생길 경우, 한국형 오페라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전통과 창작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밸런스를 잘 맞춰서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사랑받을 수 있도록 관객 여러분의 애정과 따뜻한 격려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국수호 안무가도 “바람직한 춤의 증폭 현상이다. 발레 ‘백조의 호수’도 듀엣부터 시작했다. 그게 장편으로 늘어나고 100년이 흐르면서 세계적인 명작이 되었다. 한국 춤 ‘용호상박’도 그렇게 다듬고 아껴져서 세계적인 한국 춤 유산이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이번 공연은 25일 오후 7시 30분, 26일 오후 3시 총 2회로 진행되고, 입장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이다. 문의 051-607-6000(ARS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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