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경기 침체에 지역 면세점 ‘직격탄’…폐점까지 거론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토·일 휴점
매출 부진 지속, 폐점 여부는 미정
관광 소비 행태 변화에 업계 휘청
‘유커’ 무비자 정책에 일말의 기대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2024-12-27 18:44:09


고환율, 경기 침체 등으로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이 지난 21일부터 주말 영업을 종료했다. 서유리 기자 yool@ 고환율, 경기 침체 등으로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이 지난 21일부터 주말 영업을 종료했다. 서유리 기자 yool@

최근 고환율과 경기 침체, 관광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지역 면세점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희망퇴직과 영업점 면적 축소, 영업시간 단축 등에 이어 최근에는 폐점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27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센텀시티몰 안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지난 21일부터 주말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달 창사 이래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이 많아 부득이하게 영업시간을 조율했다는 것이 신세계면세점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코로나19 이후로 평일 영업시간도 오후 6시 30분까지 단축 운영해 오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지난 10월 영업 면적을 기존 대비 25% 줄이기도 했다. 브랜드들이 지방 면세점 위주로 사업을 철수하면서, 이에 따라 영업 면적도 줄인 것이다. 줄어든 공간에는 일반 매장인 ‘스포츠 슈 전문관’이 새로 들어섰다.

매출 부진이 계속되자 폐점에 대한 거론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일 신세계면세점노조와 서비스연맹 부산경남본부는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폐점 추진에 반대하고 고용대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부산점은 2026년까지 영업 허가를 받은 상태다. 현재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해 영업이 어려운 상황은 맞으나 폐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롯데면세점 역시 지난 6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지난 8월에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서울 롯데월드타워점 매장 면적을 축소하고, 부산점을 중심으로도 인기 제품 위주로 점포를 효율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심 중이다.

면세점 업계는 고환율, 글로벌 경기 침체, 관광 소비 행태 변화 등으로 인해 크게 휘청이고 있다. 고환율으로 인해 내국인에게 면세점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외국인 고객도 면세점에서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선호도가 과거 면세점 위주에서 ‘올다무(CJ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와 같은 로드숍 위주로 변화하는 것도 주요한 이유로 지목된다.

면세업의 어려움은 전국적인 상황이나 부산은 특히 그 타격을 더 크게 받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지역의 면세점 이용객 수는 6만 4046명으로, 매출액은 128억 8187만 원가량을 기록했다. 이용객 중 내국인은 4만 9498명, 외국인 1만 454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시내 면세점의 이용객 수는 79만 3163명, 매출액은 7380억가량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되는 양상이다.

면세업계는 내년부터 유커의 방문이 늘어나 상황이 반등하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허가를 검토한다는 내용의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같은 정책이 면세업계에 단비를 내려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면세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회복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더딘 상황이었다”면서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복귀해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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