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록 선명해진다
아무런 목적 없이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가는 글쓰기를 이 책에서는 ‘탐험쓰기(Exploratory writing)’라고 말한다. 그렇게 써 내려가다 보면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문제의 실체가 파악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전에 보이지 않던 해결책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30년 경력의 편집자가 알려 주는 글쓰기를 생각의 도구로 활용하는 법이다. 앨리슨 존스 지음/진정성 옮김/프런트페이지/232쪽/1만 7800원.
■히틀러와 스탈린
무서운 독재자 두 명이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비인간적인 전쟁에서 각자의 나라를 어떻게 이끌었는지 보여 준다. 그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수백만 명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동일했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세상에는 여전히 폭군이 있고, 그들은 우리의 세계를 파괴할 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런스 리스 지음/허승철 옮김/페이퍼로드/888쪽/3만 8000원.
■이유 있는 고전
고전에는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이 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소설 〈바벨의 도서관〉은 지금 보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예언한 듯하다. 메리 셸리는 여성으로서 어쩌자고 열여덟 살에 세계 최초의 SF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내놨을까. 역주행해 재조명받은 작품을 비롯해 총 25편의 고전을 담았다. 구은서 지음/에코리브르/264쪽/1만 8500원.
■우리는 은행을 털었다
우울한 현대사회의 풍경을 담은 단편소설집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 돈만 따르다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인물을 그린 ‘불’ 등 6편의 단편소설이 담겼다. ‘우리는 은행을 털었다’에서 아이들은 용돈이 부족해 과자를 사 먹을 수 없게 되자 영화에서 본 것처럼 은행을 털기로 결심하는데…. 임정연 지음/산지니/208쪽/1만 8000원.
■잠정의 위로
버지니아 울프는 1928년작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 '자기만의 방'과 '1년에 500파운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사정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버지니아 울프의 책에서 열두 문장을 가려 뽑은 뒤 답장을 썼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일보>에서 여성·젠더·페미니즘 뉴스레터 ‘허스펙티브’를 보내왔다. 이혜미 지음/위즈덤하우스/268쪽/1만 7000원.
■공학자, 예술의 융합을 이야기하다
공학자이면서 수필가인 저자가 예술의 융합과 관련한 생각을 정리했다. 음악을 중심으로 과학과 예술, 문학과 음악, 미술과 음악, 영화와 음악, 문학-미술-음악의 융합을 다뤘다. 70여 곡의 고전음악과 영화음악, 150여 장의 도판, 300여 장의 인물 사진과 초상화 등 다양한 그림과 음악을 수록해 융합적 시각에서 예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창식 지음/문창별/396쪽/4만 원.
■설자은, 불꽃을 쫓다
정세랑의 첫 역사 추리소설이자 첫 시리즈 소설의 2권이다.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집사부 대사 설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장을 하고 죽은 오빠를 대신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난 설자은이 금성으로 돌아와 집사부의 대사로 임명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세랑 지음/문학동네/336쪽/1만 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