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2025-02-24 13:34:16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시장금리가 떨어지자 5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주요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대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는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산금리를 포함한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하락 폭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볼 때 예대금리차가 벌어져 은행의 이자 이익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만기 1년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기존 연 3.00%에서 2.95%로 낮추기로 했다.
KB국민은행 내부 시계열 기록을 보면 이 상품의 최고금리가 2%대였던 마지막 시점은 2022년 7월 10일이었다. 이후 3%대로 올라섰다가 약 2년 7개월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해 최근 특히 1년 안팎 단기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20일 대표 수신 상품 ‘쏠편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1년만기 기준·우대금리 포함)를 연 3.00%에서 2.95%로 0.05%포인트(P) 인하했다. 신한은행 내부 시계열에서도 해당 상품의 2%대 최고금리는 2022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로 ‘시장금리 반영’을 내세워 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7일부터 네 가지 거치식예금(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0%P 낮췄고, 하나은행도 14일 하나의 정기예금·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등 3개 상품의 12∼60개월 만기 기본 금리를 0.20%P씩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3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1년만기 기준)는 연 2.95∼3.30% 수준이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75%로 0.25%P 낮추면, 나머지 3개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금리도 이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 안에 대부분 2%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은행권의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0.25%P 떨어지면 다른 은행들도 이를 명분으로 곧바로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2%대로 내리고, 3%대 금리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작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43%P로 전월(1.41%P)보다 0.02%P 커졌다. 4개월 연속 확대로, 예금 금리 하락 폭이 대출 금리보다 크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