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 전망대 사업자, ‘부산 최장’ 2단계 케이블카 공식화

부산시, 실시계획 인가 열람 공고
방치된 스노우캐슬도 개발 전망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5-04-20 19:15:00

부산 황령산 봉수전망대 예상도. 부산시 제공 부산 황령산 봉수전망대 예상도. 부산시 제공

부산 황령산 정상에 전망대와 케이블카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이 최종 승인 수순에 들어섰다. 기존 구간의 4배에 달하는 2단계 케이블카 사업 추진도 공식화됐다. 시민단체는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승인 절차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6일 ‘황령산유원지 봉수전망대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안)’을 열람 공고하고 오는 29일까지 의견을 제출받는다. 시장이 실시계획 인가 사실을 공고하고 일반인이 14일간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절차로, 실시계획 인가를 위한 최종 단계다.

황령산 개발 사업은 황령산 정상에 높이 118m의 봉수전망대를 비롯해 관광테마형 푸드코트 등 복합 관광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부산진구 전포동 황령산레포츠공원과 전망대를 잇는 539m 길이 케이블카 ‘로프웨이’를 세우고 양쪽 끝에는 관광센터를 짓는다.

2단계 케이블카 사업 추진도 본격화됐다. 시에 따르면 사업자는 지난 2월 시에 전망대에서 남구 스노우캐슬까지 2.2km 길이 케이블카를 추가로 조성하는 2단계 로프웨이 사업을 반영해 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2단계 구간은 기존 1단계 케이블카 구간의 4배에 달한다. 두 구간을 더하면 금강공원케이블카(1.26km)나 송도해상케이블카(1.62km)를 넘어 부산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가 된다. 2008년 영업 중단 이후 방치된 스노우캐슬 개발도 함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시와 사업 시행사인 대원플러스그룹은 2021년 8월 황령산 유원지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개발안은 2023년 12월 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대원플러스그룹은 총사업비 2조 2000여억 원을 투입해 황령산 유원지 일대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는 부산의 허파인 황령산에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반발을 이어간다. 황령산지키기범시민운동본부는 20일 지구의 날을 맞아 황령산 정상에서 황령산 수호 시민 결의대회를 갖고 “형식적, 일방적 절차로 승인된 황령산 개발 사업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부산시장은 단 한 차례의 시민 소통도 없었던 절차적 과오를 인정하고, 부산시는 황령산 유원지 정비를 핑계 삼아 대규모 난개발을 승인한 반시민, 반생태·환경적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시는 열람 공고와 환경영향평가에서 지적된 방송국 송신탑 전파 간섭 우려에 대한 방송사 협의가 끝나는 대로 사업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자가 검증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파 간섭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하고 실시계획 인가가 승인되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다”며 “2단계 케이블카 사업 계획은 추후 관계기관 협의와 관련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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