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거침없는 질주”…‘빅4’ 수주잔고 100조 원 육박

한화에어로 31조·KAI 25조·현대로템 19조 등
유럽·중동 등 방위비 증액 움직임…“K방산 기회”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2025-05-05 15:50:15


중동 사막을 달리고 있는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중동 사막을 달리고 있는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K-방산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수출 물량이 늘어나며 100조 원 가까운 수주잔고를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동 등의 주요국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자 K-방산 주요 기업들은 적극적인 수주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빅4’로 불리는 한국 4대 방산기업의 수주잔고는 약 94조 9000억 원으로, 100조 원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산업계 맏형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공시한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기준 지상 방산 분야 수주잔고가 31조 400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방산업체들의 수주잔고는 우리 군 국방력 강화를 위한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었으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재 수주잔고 구성을 보면 수출 비중이 65%로 내수(35%)보다 높았다.

K9 자주포를 앞세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에도 폴란드에 다연장로켓 천무 EC2(2조 3000억 원), 루마니아에 K9(1조 4000억 원),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대공 유도무기(SAM) 발사대(9000억 원) 등 수출 계약을 잇달아 맺으며 수주잔고를 추가했다.

여기에 올해 인도와 맺은 K9 2차 수출 계약과 폴란드와 맺은 KAAB 자주포 차체 구성품 계약 실적 등이 2분기 수주잔고로 잡힐 예정이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과 다목적 전투기 FA-50 등을 생산하는 KAI는 최근 발표한 ‘2025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서 작년 말 기준 수주잔고가 24조 7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KAI의 수주잔고는 2020년 18조 4000억 원이었지만 연평균 7.7%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도 무기 전문업체인 LIG넥스원도 작년 말 영업보고서 기준 20조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 비중은 50% 이상이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2019∼2021년 6조∼8조 원대에 머물렀으나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인 천궁Ⅱ(2조 7000억 원) 수출을 성공시키며 12조 원대로 올라섰다.

이어 2023년에는 사우디에 천궁Ⅱ(4조 3000억 원) 등 수출로 19조 원대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이라크에 천궁Ⅱ(3조 7000억 원) 수출 등을 추가하며 20조 원대로 올라섰다.

현재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작년 연 매출의 6배에 달하는 규모로, 6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셈이다.

K2 전차를 앞세운 현대로템도 작년 말 기준 18조 8000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전체 수주잔고에서 방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철도 부문(74%·14조 원)의 비중이 더 높지만, 폴란드와의 대규모 K2 수출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어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수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공급을 위한 기본계약을 맺은 뒤 그해 1차 계약을 통해 180대에 대한 계약을 완료하고, 현재 820대 규모의 대규모 2차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K2 전차의 성능은 물론 생산능력이 안정적이어서 동유럽과 중동 등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펼치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동맹국에 천문학적 안보 비용 부담을 요구하면서 유럽 재무장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수출 실적으로 이미 성능을 검증받은 한국산 무기체계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24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K2 전차. 연합뉴스 현대로템은 24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K2 전차. 연합뉴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