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패배 후 잠행' 한동훈 복귀, 박근혜 성공 방식 따르나?

부산서 첫 독자 지원 유세
국힘 선대위에 합류 안 해
진정성 등 극복 과제 산적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5-20 18:16:42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김문수 대선후보의 첫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김문수 대선후보의 첫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경선 패배 후 유세에 나서지 않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에서 침묵을 깨고 지원전을 시작했다. 다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의 구애에도 선거대책위원회에는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에서 탈락한 박근혜 모델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부산 광안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선거운동 개시 8일 만의 지원 유세다. 한 전 대표는 부산에 이어 21일에는 대구 서문시장, 22일에는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차례로 찾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 전 대표의 이번 유세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와는 조율하지 않은 독자적인 일정이다. 200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선 패배 후 MB(이명박) 정권 창출을 도왔던 모습과 닮아있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 역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수락하지 않고 개별 지원 유세를 다니면서도 BBK 주가조작 사건 의혹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이 또한 현재 한 전 대표가 탄핵 반대에 대한 당 입장 선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당 절연, 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 선 긋기 등을 요구하며 김 후보와 날을 세우고 있는 것과 닮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를 통해 전국적 인지도를 끌어올린 동시에 친박(친박근혜)계 세력을 결집했고, 5년 뒤인 2012년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권 성공 전례를 참고하고 있는 듯한 한 전 대표이지만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핵심은 경선 탈락 이후 관망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한 전 대표의 지원전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지원전이 사실상 차기 국민의힘 당권을 노린 것이란 해석 때문이다. 이 외에한 전 대표를 따르는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 또한 선거전에 비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그가 리더로서 해소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뿐 아니라 전 국민이 아마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에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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