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2025-06-22 11:21:42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부산 시민들이 ‘저건 우리의 것’이라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의 극장장인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는 지난 21일 “극장이 성공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라면서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만드는 건 목표가 아니고 의무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휘자 정명훈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부산콘서트홀 개관을 맞아 부산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오르톰비나 극장장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밀라노가 폐허가 됐을 때 병원이나 학교보다 먼저 복원된 게 라 스칼라”라며 “밀라노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심지어 극장에 안 가는 사람들도 라 스칼라가 무얼 공연하나 신문에서 찾아본다”고 했다.
이어 “부산은 이런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어린이 합창단이 꾸려지고 엄마, 할머니가 봤을 때 흐뭇해 하는 걸 상상해보라. 이건 도시를 위한 엄청난 프로젝트이고 도시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명훈을 라 스칼라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데 대해선 “정명훈은 150년 전 음악도 현대적으로 들리게 하는 능력이 있다. 라 스칼라가 미래에 더 열린 극장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내가 그를 음악감독에 추천하자 밀라노 시장이나 극장 운영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동의했던 이유”고 설명했다.
두 오페라 극장의 협업과 관련, “정명훈은 부산에서 태어났고 이 도시를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일단 오는 9월에 라 스칼라 필하모닉이 이곳에서 연주하면서 부산과의 프로젝트가 연결된다”면서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과 라 스칼라의 연계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라 스칼라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클래식부산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라스칼라는 내년 부산 북항에 오페라하우스가 문을 열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를 개관 기념공연으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