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9-03 17:29:23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에서 별도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 “절대 잊지 않겠다”며 사의를 표했고, 김 위원장은 “무엇이든 돕겠다. 형제의 의무”라고 화답하는 등 ‘혈맹’을 과시했다.
3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전승절 80주년 연회를 마친 뒤 양자회담을 하며 러시아의 이른바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대한 북한군의 참전을 두고 대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는 현대 신나치즘에 맞선 싸움에서 북한의 역할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지도 하에 북한 특수부대가 우리의 새 협정(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에 완전히 부합하게 쿠르스크 해방에 참여해 용감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신의 군과 군 가족들이 겪은 희생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며 “따뜻한 감사의 말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협정(북러조약)의 틀 안에서, 이 협정에 의무로 러시아 국민·군대와 함께 싸웠다”며 “이 자리를 포함해 우리 군인들의 업적을 거듭 치하해 특히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가 러시아를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형제의 의무라고 생각할 것이다. 러시아를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날 회담에서 북러 관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앞서 연회를 마치고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를 타고 회담장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이 차에 김 위원장과 동승했고, 김 위원장에게 이 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 차량 상석을 양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담은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겸 북러 정부간위원회 공동의장도 배석했다고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2023년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2024년 6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데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