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와 함께 휴&락] “BMI 35 이상 고도비만 환자는 수술 권유”

⑤ 고신대복음병원 서경원 외과 교수 ‘비만대사 수술’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는 한계 있어
수술로 영양흡수 억제·위 용적 감소
90% 이상 1년 반~2년 감량 유지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 효과도
보험급여 적용 땐 20%만 본인부담
규칙적인 운동·식습관 개선이 핵심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10-27 17:53:57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 수술 이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고신대병원 외과 서경원(가운데) 교수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석양이 질 무렵 맨발로 노르딕 워킹을 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 수술 이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이 중요하다. 고신대병원 외과 서경원(가운데) 교수가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석양이 질 무렵 맨발로 노르딕 워킹을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비만이 심장병, 당뇨병, 불임 등의 합병증 위험을 키울 뿐 아니라 암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비만대사 수술 인증기관인 IEF인증을 받았고 2019년 6월 비만대사 수술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센터를 이끌고 있는 서경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비만대사 수술의 선두 주자다. 비만대사 수술이 활발하지 않은 시기에 미국 UCLA 의과대학에서 수술법을 익혔고 세계적인 비만대사 수술 권위자인 대만의 황치곤 박사팀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서 교수는 “단순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회복할 수 없는 고도비만 환자를 위한 궁극적인 치료법으로 비만대사 수술이 추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부산 사하구 다대포 해수욕장 해송 잔디광장에서 진행됐다. 웰니스 프로그램 운영업체 ‘놀핏’은 다대포 해수욕장 백사장을 무대로 노르딕 액티브 워킹, 사일런트 요가, 어싱 체험 행사를 활발히 열고 있다. 노르딕 워킹은 상체와 하체를 함께 쓰는데 비만과 탈장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전신운동이다.


-비만과 고도비만은 어떻게 구분하나.

“체질량 지수(BMI)로 비만 정도를 나눈다. 체질량 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체질량 지수가 25를 넘으면 비만이다. 비만 중에서도 체질량 지수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임상현장에서 체질량 지수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질병이 있는 고도비만을 ‘병적 비만’이라고 부른다. 35 이상이면 수술 적응증에 해당된다.”

-비만대사 수술은 어떤 원리인가.

“오래 전에 뚱뚱한 환자의 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했더니 살이 빠지는 것을 확인하면서 개발된 수술이다. 일부러 소장을 절제하거나, 우회하는 수술을 통해 영양 흡수를 줄여주는 것이다. 나중에는 먹는 양도 줄이자는 개념이 나와 소장 우회 길이를 줄이고, 위장의 면적도 줄이는 두 가지를 병행하게 됐다. 비만대사 수술을 하고 나면 체중 감소뿐 아니라 혈당조절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에겐 약물치료 효과가 없나.

“이전에 나온 비만 치료약은 효과가 미미하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요요가 너무 심했다. 그러나 근래에 삭센다 위고비 등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약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거의 수술에 육박할 정도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비만도가 40, 50에 이르면 약물치료로는 해결이 안된다. 우리 병원에는 비만클리닉에서 오랫동안 진료를 받고도 도저히 안되겠다 해서 수술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중이 150kg 육박하는 환자는 먼저 약물치료로 체중을 줄여 복벽 두께를 얇게 만든 후에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비만대사 수술은 우회술과 절제술이 있다고 하는데 환자에 따라 어떻게 적용하나.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를 작게 절제해 소장을 끌어올려 위 주머니 부분과 연결해주는 수술이다. 영양분 흡수를 억제해 체중 감량효과를 얻는다. 소매 위절제술은 위의 왼쪽 아래 부분을 절제해서 위 용적을 줄여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이다. 수술 난이도가 높지 않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 위 조절 밴드술은 가수 신해철 사망사고 이후 수술 건수가 엄청나게 줄었고 지금은 위밴드를 생산하지 않는다. 위의 구조와 당뇨질환 유무, 환자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와 의논해서 선택한다.”

-수술 후 실제 체중 감량 효과는.

“소매 위절제술은 수술 전 체중의 25~35% 정도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30~40%이상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당뇨 혈압 등 동반질환의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본인의 초과체중 절반 정도는 감량된다고 보면 된다.”

-체중 감량 효과는 언제까지 지속되나.

“수술 후 90% 이상의 환자가 1년 반~2년간 체중 감량 효과가 지속된다. 관리를 잘 하면 5년 이상 감량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30~40%에서는 체중 재증가, 즉 요요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비만의 치료의 가장 핵심은 본인 스스로의 생활습관 개선이라고 하겠다. ”

-수술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나.

“수술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출혈, 감염, 누공, 폐렴 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궤양이나 협착이 일어날 수 있고 음식물이 소장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덤핑증후군이 유발될 수도 있다. 철, 칼슘, 비타민B12, 비타민D 결핍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챙겨야 한다.”

-보험급여 적용 대상은.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고도비만 환자의 비만대사 수술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보험 급여 적용 기준은 BMI 기준으로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진료비의 2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는데 300만 원 이내다.”

-수술 이후 혈당과 영양관리는 어떻게 하나.

“외과에서 수술을 하고 나면 내분비내과와 협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혈당과 지질관리를 해준다. 영양관리팀에서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보충 등에 대해 조언해 준다. 3~6개월마다 혈액검사와 영양상담을 하면서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당부할 말씀은.

“음식을 소량씩 천천히 섭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영양관리를 위해 고단백 식사를 추천하고 탄산음료와 당분 높은 음식을 철저히 제한하는 것이 좋다. 근육량 유지와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 해야 한다. 노르딕 워킹이나 맨발걷기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탈장 환자와 고도비만 환자를 위해 백사장을 활용한 노르딕 워킹 프로그램을 개발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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