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한화이글스, 공식 SNS로 롯데 조롱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2021-06-16 10:54:23

한화이글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한화이글스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공식 SNS에 롯데 자이언츠를 조롱하는 영상을 올려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15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바닥에 놓인 쓰레기들과 롯데자이언츠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빗자루로 쓸어버리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한화이글스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그것" "사직에서의 그 추억 다시 한 번 이뤄지길 기원하며 모두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모여 기도하자"고 적으며 빗자루 이모티콘을 첨부했다. 또 "스윕을 기원한다"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스윕(sweep)'은 본래 '빗자루 등으로 쓸다, 청소하다'는 뜻인데, 야구에서는 특정 팀과의 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이글스는 이러한 '스윕'의 이중적인 의미를 바탕으로 일종의 언어유희를 시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게시물은 삽시간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타팀 유니폼을 바닥에 놓고 쓰레기로 취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자이언츠 팬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문제의 영상을 공유하며 "남의 팀 유니폼을 땅바닥에 깔아놓고 뭐하는 짓이냐" "이건 선 넘었다" "개념도 없고 재미도 없다" 등 분노를 쏟아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게시물은 게시된지 약 30여분 뒤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 팬들은 이날 한화이글스의 최근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삭제하면 다냐" "공식계정에서 타 팀을 조롱하는게 말이 되느냐" "정식으로 사과문을 올려라" "상대팀에 대한 예의는 어디 갔느냐" 등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화 팬들 역시 '창피하다'는 반응이다. 한화이글스 인스타그램에는 "왜 팬인 우리가 사과해야 하느냐" "다른 팀을 도발해서 얻을게 뭐라고 이런 짓을 하느냐" "우리팀 유니폼이 저런 식으로 타팀 SNS에 올라와도 웃기다고 넘어갈 거냐" "공식계정이 이런 짓을 하다니 부끄럽다" 등 한화 팬들의 비판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한화 팬들은 롯데자이언츠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를 찾아가 "대신 사과드린다"는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한편 롯데는 전날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3연전 1차전에서 2-3으로 석패해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롯데는 '9위'가 된 한화와 이날 오후 3시 2차전으로 맞붙으며 '탈꼴찌 대결'을 이어간다.


한화이글스 인스타그램 캡처 한화이글스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거세지자 한화는 이날 오전 인스타그램에 '임직원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올렸다. 한화는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하여 롯데자이언츠 구단과 팬분들뿐만 아니라 한화이글스 팬분들 더 나아가 KBO리그의 모든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되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5일 타구단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결여된 게시물을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하여 많은 야구팬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특히 팬분들께서 따끔하게 질책해주신 '타 구단과 팬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라는 단어를 마음속 깊이 되새기며, 향후에는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발행하지 않도록 구단 모든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한화이글스의 게시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롯데자이언츠 구단과 팬분들, 그리고 애정 어린 질책을 보내주신 이글스 팬분들, 또한 KBO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게시물에서도 일부 팬들은 "담당자에 대한 징계 등 후속 조치도 알려달라"며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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