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한·일의 두 화가 나카무라 가쓰토·허필석이 펼치는 풍경화

11월 1일까지 망미동 이웰갤러리 ‘2인전’
나카무라 가쓰토, 비경을 그리는 모험 화가
허필석, 상상과 동경 쌓아 만든 그리운 풍경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5-10-26 14:28:41

허필석, Over there, 2025년. 이웰갤러리 제공 허필석, Over there, 2025년. 이웰갤러리 제공
나카무라 가쓰토, Lomanthang kingdom Nepal M30. 이웰갤러리 제공 나카무라 가쓰토, Lomanthang kingdom Nepal M30. 이웰갤러리 제공

십수 년 전 한·일 작가 교류전을 통해서 처음 만난 1946년생 일본 화가와 1973년생 한국 화가의 인연이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부산에서 2인전을 열고 있다. 부산 수영구 이웰갤러리가 마련한 ‘나카무라 가쓰토(中村勝人)·허필석 2인전’이다.

일본 나가사키현 출신으로 올해 여든인 나카무라 가쓰토는 후쿠오카현 후쿠쓰시에 살면서 지금도 취재 여행을 다닌다. 나카무라 작가를 지칭할 때 ‘비경’을 그리는 ‘모험 화가’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듯하다. 그는 1972년 프랑스 파리에 3년간 머물며 일본 출신 현대미술가 마쓰이 모리오(1942~2022)를 사사했으며, 1968년부터 지금까지 약 30개국을 취재,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1968년 타클라마칸 사막 취재(둔황, 위구르족)와 1991년 실크로드 투어, 1995~1996년 몽골 순록 유목민과 매사냥꾼 취재 등이 특기할 만하다. 지난 7월에도 두 번째 방글라데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허필석(계명대 교수)의 그림은 상상과 동경, 그 애틋함을 쌓아 만든 그리움의 풍경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집안 형편상 경남 의령군의 할머니 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경험이 녹아 있다. 동아대 재학 시절 남프랑스를 여행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대학 졸업 후에도 풍경화는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다. 남들이 욕할까 봐 겁이 났다고 했다. 지금의 그림은 갤러리 위 전속 제안을 받던 2015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순간 차를 계속 그리게 됐어요. 제 작품을 사는 사람들이 차에 매료되었어요. 언젠가는 차를 없애고 고요한 그림을 미니멀하게 그려 보고 싶어요. 원래는 몬드리안의 면 분할 같은, 비구상처럼 보이는 구상을 해 보고 싶었거든요.”

닮은 듯, 전혀 다른 두 사람이 그려내는 풍경화는 11월 1일까지 망미동 주택가(망미번영로 110번길 7)에 자리한 이웰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낮 12시~오후 1시 쉼). 문의 051-755-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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