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2-03 10:38:28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격화하는 흐름이다. 장동혁 대표를 향한 사퇴와 재신임 요구가 당 안팎에서 이어졌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 직전 상황까지 번졌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사태와 관련해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면 돌파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한 전 대표 제명 문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불거졌다. 약 4시간 진행된 의총에서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가 강하게 맞붙었다. 제명 사유와 절차의 정당성을 두고 격론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날 의총에서는 친한계와 원외 최고위원 사이 공개 충돌도 벌어졌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원외 인사인 조광한 최고위원의 의총 참석과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의원이 아닌데 왜 의총장에 들어오냐”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야 인마 너 나와”라고 맞받았고, 정 의원도 “나왔다 어쩔래”라고 응수했다. 주변 의원들이 만류하면서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조 최고위원은 이후 SNS를 통해 참석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원내대표실의 참석 요청에 따라 한 전 대표의 제명에 찬성한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자의적 참석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정성국 의원이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라며 고함을 쳐 아주 모욕적이고 불쾌했지만 참고 자리를 지켰다”며 “여러 의원의 발언을 들은 후 저도 발언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중 ‘발언권 주지마’, ‘여기가 어디라고’, ‘의원이 아니잖아’ 등 몇몇 의원들의 기세등등한 고함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발언 뒤 정 의원 자리로 가서 나하고 나가서 얘기 좀 합시다고 했더니 정 의원이 눈을 부라리면서 ‘어디서 감히 의원에게’라고 반말하기에 나이가 10살 이상 많은 제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며 ‘야 인마’라는 표현이 나온 경위를 설명했다.
정 의원도 SNS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알림 없이 의총장에 원외 최고위원이 참석해 발언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 최고위원이 발언을 마친 뒤 저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야 임마, 너 나와’라며 뒷골목에서나 들을 수 있는 도발적 발언을 해 그냥 있을 수 없어 따라 나가서 강하게 항의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도 저는 막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 최고위원은 상식을 벗어난 무례한 행동에 대해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마치 피해자인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그 분의 수준이 보인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당내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친한계와 초·재선 의원 모임을 중심으로 제명 결정 과정에 대한 추가 해명 요구가 나왔다. 장 대표 사퇴 또는 재신임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당원 게시판 사안을 두고 “경찰 수사를 통해 징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적 책임도 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경찰 수사를 통해 의혹을 털고 가겠다는 말을 했다. 수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장 대표가 “당원 게시판 문제는 고정된 장소에서 사실상 하나의 IP로 1000여 개의 댓글이 작성된 사안”이라며 “단순히 부적절한 댓글을 작성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여론 조작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