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 2026-06-02 18:07:15
교촌치킨이 월드컵 성수기를 앞두고 닭고기 수급난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매장 전경. 연합뉴스
교촌치킨이 3년째 닭고기 수급난에 허덕이면서 월드컵 성수기를 앞둔 가맹점주들의 속이 까맣게 타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2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2024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원활한 닭고기 수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들이 받는 부분육의 물량은 발주량 대비 4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맹점의 메뉴 품절 사태도 속출 중이다. 특히 교촌치킨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간장 콤보와 레드 콤보, 그리고 닭다리로만 구성된 ‘스틱 시리즈’ 등은 원재료가 없어 팔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50대 소비자 배 모 씨는 "오후 6시에 갔는데 윙봉만 있고 다른 메뉴는 주문이 안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닭고기 수급난으로 인해 메뉴 구성도 변경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5월부터 간장콤보와 레드콤보 메뉴의 닭다리 개수를 기존 4개에서 3개로 줄였다. 대신 윙과 봉을 추가해 전체 치킨 중량을 기존 수준으로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또 지난해 7월 국산 닭을 사용하던 윙 시리즈를 단종하고, 태국산 냉동 닭을 사용한 윙박스를 출시했다. 태국산 부분육은 국산 부분육 대비 20~30% 정도 저렴하다.
수급난의 표면적 원인은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다. 육계와 산란계에 이어 종계까지 조류인플루엔자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닭고기 공급 부담이 전반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교촌에프앤비의 부실한 원자재 관리 능력을 더 큰 원인으로 지적한다. 실제로 경쟁사인 bhc나 BBQ의 경우 현재 닭고기 수급에 별다른 문제를 겪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교촌치킨이 날개·다리 등 부분육을 조합한 콤보 메뉴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어 닭고기 수급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본사의 부실 대응을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로 모든 치킨 업체가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나 그동안 쌓아온 소싱 능력으로 대처 중"이라며 "교촌은 공급처 다변화 없이 불안하게 수급을 하니 현재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뉴 발주가 어려워지면서 가맹점주들은 고사 직전이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배달 앱을 통한 콤보 메뉴 주문을 아예 닫아두고, 매장을 직접 찾는 대면 고객에게만 한정 수량으로 내주는 기형적인 영업 방식까지 동원됐다.
서울의 한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부분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면서 매출이 20~30% 줄었다”며 “중국집에 짜장면이 없는 것과 같은 상황인데, 본사가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역시 “메뉴를 팔고 싶어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면서 “곧 월드컵 성수기인데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원활한 수급을 위해 국내 원육 업체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급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