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역전’ 5선 일궈낸 오세훈, 대선가도 주목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6-06-04 10:01:02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스타광장에서 열린 파이널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세였던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6·3 지방선거 개표 막바지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미 오랜 시간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아온 오 후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또 한 번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 전부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10% 넘게 뒤처지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 어려운 싸움을 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국민의힘을 향한 여론이 싸늘한 상황이었다. 이에 오 후보는 당 지도부에 쇄신과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월에는 마감 시한을 넘겨 후보 등록을 미루는 강수를 두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같은 행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 비상계엄 및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중도층의 표심에 호소하는 효과로 이어졌지만, 지자체장이 중앙 정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었고 결국 만족할 만한 답을 받아내지는 못했다.

반면 이재명 정권의 '허니문' 기간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직접 소셜미디어(SNS)에 언급한 정 후보를 앞세웠다.

이처럼 양당의 대조적인 분위기 속에 오 후보는 당의 후방 지원보다 '개인기'에 집중해 열세인 선거전을 헤쳐 나갔다.

선거운동 기간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은 서울 시내 유세를 지원하는 동안에도 오 후보와는 동행하지 않았고, 선거 직전에도 다른 지역을 돌았다.

이는 강경 보수 성향인 장 위원장의 선거 지원이 중도층이 많은 서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 상대인 정 후보를 둘러싼 과거 폭행 사건 관련 의혹을 공격하며 추격에 나섰다. 아울러 이재명 정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야당 후보인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선거 중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영동대로 지하 공사 중 기둥에 철근을 누락하는 시공 오류가 뒤늦게 알려지고, 이에 오 시장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공세에 시달렸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를 앞둔 선거 일주일 전까지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에게 뒤처졌다.

선거 당일 오후 발표된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도 46.0%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돼 정 후보의 51.4%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 초기에도 득표율이 정 후보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되며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오 후보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꾸준히 표 차이를 따라붙었다. 결국 오전 7시 17분 개표율이 93.84%에 이른 시점에 끝내 역전에 성공했다.

오 후보는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운 여러 기록을 보유한 정치인이다. 2006년 치러진 제4회 지선에서 역대 민선 최연소인 45세의 나이로 서울시장에 당선했고, 역대 최초로 4선 서울시장을 지낸 데 이어 이번에 5선에도 성공했다.

이에 더해 오 후보는 2000년 국회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해 오랜 정치와 행정 경험으로 일찍부터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았다.

비상계엄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며 당내의 이른바 '친윤' 세력과 거리를 두는 등 보수 진영에서 합리적인 중도로 분류되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아직 다음 대선까지 4년 가까이 시간이 남은 만큼 당장 대권 행보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사업들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며 지지층을 다져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무회의에 참석해 정권을 견제하겠다고 선거 과정에서 공언해온 만큼 오 후보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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