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낙동강벨트 탈환'·국힘 '원도심 사수'… 지방 권력 ‘양분’

보수 독식구도 타파 긴장구도

부산 기초단체장 여 7·야 9곳
尹 탄핵 정국·공천 갈등 영향
사상 첫 여성 군수 배출 주목
여 유리 동구 강철호 당선 성과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2026-06-04 18:38:57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기초단체장 16곳 중 7곳에서 승리하며 국민의힘이 독식한 지방 권력을 양분하는 시대가 열렸다. 민주당은 서부산 일대 ‘낙동강 벨트’ 탈환에 성공한 데다 사상 첫 여성 기장군수가 당선됐고, 국민의힘은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 지지율이 더 높았던 동구 등 원도심과 동부산 일대를 수성하며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 이어 지도부가 당 안팎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온 게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역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거나 제명한 기초지자체는 민주당에 자리를 넘겨줘 ‘공천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당은 당선인을 배출하지 못해 첫 기초단체장 입성에 실패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영도구·남구·북구·사하구·강서구·사상구·기장군 등 7개 구·군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국민의힘은 중구·서구·동구·부산진구·동래구·금정구·연제구·수영구·해운대구 등 9개 구에서 승리했다. 4년 전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16곳을 모두 석권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서부산 일대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며 ‘절반의 설욕’에 성공했다. 북구에선 전직 구청장인 정명희 당선인이 현역인 오태원 국민의힘 후보와 재대결에서 이겼고, 사하구에선 김태석 전 구청장이 김척수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강서구에선 3선 구의원 출신인 박상준 당선인이 현역인 김형찬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고, 사상구에선 40대 서태경 당선인이 구청장 선거에서 처음 승리했다.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강철호(왼쪽) 동구청장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우성빈 기장군수 당선인.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강철호(왼쪽) 동구청장 당선인과 더불어민주당 우성빈 기장군수 당선인. 김종진 기자 kjj1761@

민주당은 사상 첫 여성 군수도 배출했다. 주인공인 우성빈 당선인은 민주당 출신으로는 처음 기장군수로 당선됐다. 우원식 국회의장 정책비서관과 민주당 부산시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그는 기장군의원 시절 오규석 전 기장군수와 공개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 정명시, 조국혁신당 정진백, 무소속 김쌍우 후보 등 4자 구도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원도심인 영도구에선 전직 구청장인 김철훈 당선인, 남구에서도 구청장을 역임한 박재범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영도구, 남구, 사상구 등은 기존 국민의힘 현역이 컷오프되거나 제명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도구에선 김 당선인 지지율이 과반을 넘긴 했지만, 안성민 국민의힘 후보와 현역인 무소속 김기재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한 게 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구에선 컷오프된 오은택 구청장 대신 출마한 국민의힘 김광명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얻지 못해 패했다. 사상구에선 국민의힘 이대훈 후보가 득표율 43.3%를 얻었지만, 민주당 서 당선인에게 4.5%포인트(P) 차로 졌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무소속 조병길 후보가 9.1% 득표를 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은 구청장 8명이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원도심은 중구 최진봉, 서구 공한수, 부산진구 김영욱 등이 수성에 성공했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지역구 관리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공한수 서구청장과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3선 고지에 올랐다.

특히 이번에 처음 동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강철호 당선인의 성과는 더욱 주목된다. 동구는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이전지로 결정하면서 선거 기간 내내 여권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된 지역으로 평가됐다. 실제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해수부 이전을 주도한 민주당 전재수 당선인이 49.8%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앞섰다. 그럼에도 강 당선인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중앙정부의 해수부 이전 효과와 부산시장 선거의 민주당 우세 흐름을 뛰어넘었다. 해수부 이전이라는 대형 호재가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음에도 지역 기반과 후보 경쟁력을 앞세워 보수 진영이 동구를 지켜낸 사례로 평가된다.

해운대에선 현역 구청장인 김성수 후보가 전직 구청장인 민주당 홍순헌 후보를 제치기도 했다. 동래구에서도 현역 구청장인 장준용 후보가 민주당 탁영일 후보를 이겼다. 연제구에선 현역 구청장 주석수 후보가 노정현 진보당 후보를 꺾었다. 노 후보는 민주당과 단일화에 성공해 진보당에서 유일하게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섰지만, 주 후보를 이기지 못해 진보당의 부산 첫 기초단체장 입성에 실패했다.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 시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다만 목표인 과반 당선에 실패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온 낙동강 벨트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최선을 다한 후보들이 기대만큼 결과를 얻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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