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2-23 17:35:31
부산 선수단이 설상 종목의 선전에 힘입어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으로 ‘18년 연속 종합 5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부산은 지난 18~21일 나흘간 강원 평창군 일원에서 열린 동계체전에서 금 19개, 은 16개, 동메달 12개 등 총 47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 5위(총 득점 491점)를 차지했다. 이로써 부산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종합 5위 기록을 18년 연속 이어갔다.
무엇보다 부산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부산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9개를 따내 역대 최다 금메달인 지난 2015년(15개)을 넘어섰고, 지난해(8개)보다 배 이상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총 메달 수에서도 47개를 획득하며 2023년 35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부산은 이번 대회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크로스컨트리와 알파인 등 스키 종목에서 선전을 펼쳤다. 총 47개 메달 중 41개의 메달을 쓸어 담으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다관왕도 쏟아져 나왔다. 크로스컨트리의 전준상(신도중)은 5관왕을 차지했으며, 알파인 스키의 최범근(부산시스키협회)과 크로스컨트리 허부경(부산진여고)은 4관왕, 크로스컨트리 이의진(부산시체육회)은 3관왕을 기록하는 등 3관왕 이상의 다관왕만 무려 4명이 나왔다.
특히 전준상이 기록한 5관왕은 이번 대회 3명에 불과하고, 부산 선수단에서는 최초다. 전준상은 대회 첫날 클래식 5Km를 시작으로 △프리10Km △복합 △20Km계주 △스프린트 1.2Km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5관왕에 올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산스키협회에서 개최한 스키캠프에 참가하면서 스키와 인연을 맺은 전준상은 어릴 때부터 뛰어난 감각과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부산시장배와 부산시협회장배, 부산시교육감배 등 각종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전준상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인 지난 2022년 동계체전 때 △클래식 3km △프리 4km △복합 △스프린트 0.7km 종목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4관왕을 차지했다.
전준상의 장점은 탁월한 체력에다 뛰어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신장 178cm, 체중 73kg인 전준상은 중학생으로서는 뛰어난 체격을 갖추고 있다. 체중에 비해 키가 커 유럽 선수들과 비슷한 체형을 가지고 있어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전준상은 훈련이 없을 때 그림을 그리며 집중력을 키운다. 윤설호 부산시스키협회 전무이사는 “크로스컨트리 5관왕은 부산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전준상은 유럽 선수들과의 같은 체형을 가지고 있어 크리스컨트리에 최적화된 선수”라며 “그림을 즐겨 그리는 등 차분한 성격이 경기 때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크로스컨트리의 대들보’ 허부경은 이번 대회 4관왕을 차지했다. 2023년 3관왕, 2024년 4관왕을 차지한 허부경은 ‘3년 연속 3관왕’ 이상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허부경은 초등학생 때부터 힘과 근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되면서 각종 대회에서 명성을 떨쳤다. 특히 허부경은 스키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투지가 넘치는 선수로 한국 여자 크로스컨트리를 이끌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 스키의 미래’ 최범근은 이번 대회 남자중등부 △대회전 △슈퍼대회전 △회전 △복합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4관왕에 올랐다. 최범근의 다관왕은 사실상 예상됐다. 그는 2023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23년 휘슬러컵 국제주니어스키대회 남자 14세 이하부 회전 경기에서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국제적인 선수로 발돋음하고 있다. 최범근은 현재 미국에서 기량을 닦으며 차세대 국가대표의 꿈을 가꾸고 있다.
‘부산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이의진은 이번 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의진은 대회 첫날 클래식 5km에서 0.7초 차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심기일전해 △프리10Km △복합 △스프린트 1.2Km에서 정상에 오르면 3관왕을 차지했다. 이의진도 허부경과 함께 ‘3년 연속 3관왕’ 이상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부산은 설상 종목의 선전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었지만, 아이스하키와 컬링 등 단체 종목에서 부진해 과제로 남았다.
부산시체육회 장인화 회장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부산 선수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올해는 전국체전 등 굵직한 행사가 부산에서 열리는 만큼 이번 동계체전의 성과가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