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부산에서 고등학생이 항공정비사 자격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역 고등학교 안에 항공정비사 면허 교육기관이 처음 설치되면서, 향후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항공 정비 인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교육청은 25일 오후 2시 부산 사상구 부산항공고등학교에서 국토교통부 인가를 받은 항공정비사 전문 교육기관 ‘부산항공고 항공기술교육원(이하 교육원)’ 개원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을 비롯해 시의회, 구청, 대학,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육원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교육원은 부산항공고 재학생들이 졸업 전 항공정비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지난달 11일 국토부로부터 항공 기술 교육기관 인가를 받았으며, 고등학교 내 항공정비사(비행기) 교육기관으로는 부산 최초다. 2019년 신라대학교 항공정비학과가 지역 내 첫 인가 기관으로 지정됐지만, 대상은 대학생에 한정됐다. 부울경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고등학생을 위한 항공 정비 교육기관은 경남 고성의 경남항공고가 유일했다.
양질의 항공 인재 양성을 위해 풍부한 교육 인프라를 갖췄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항공기 엔진정비실 등 총 23개 실습실을 구축했고, 실제 항공기 3대를 비롯해 성형엔진 7기통 등 장비 11종을 확보했다. 또한 산업체 실무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을 다수 확보해 현장 밀착형 실무 교육 체계를 마련했다.
학생들은 항공법규, 항공기체, 항공발동기, 전자·전기·계기 등 항공정비사 필수 교과목을 배우며, 3년에 걸쳐 총 2410시간(이론 1310시간, 실기 11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전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항공정비사 국가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번 교육원 개원은 무엇보다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 시점에 맞춰 항공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항공 전문 인력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지역 내에서 교육받은 고교생들이 자격을 갖춘 인재로 배출되면 기업으로서도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 이는 지역 청년의 정주 기반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부산항공고는 지난해 기존 서부산공고를 개편해 문을 연 부산형 마이스터고 1호다. 항공정비과, 항공기계과, 항공전기전자과 등 3개 학과를 운영 중이며, 첫해 입학생 96명 중 88명이 부산 출신이다. 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기술교육원 설립을 공언한 바 있으며, 이번 개원으로 해당 계획이 실현됐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항공고를 지역 항공산업을 이끌 정주형 기술 인재 양성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해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에어부산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실무 중심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기숙사를 신축해 교육 안정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신축 전까지는 인근 신라대학교 기숙사를 임시 활용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030년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항공 정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산항공고와 항공기술교육원이 지역 내 기술 인재 양성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