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메이저리그, 후반기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 거는 기대

2016-07-16 01:26:18

메이저리그가 올스타전을 치루며 전환점을 돌았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전반기 다양한 활약으로 야구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초반과 전혀 다른 팀내 위상을 쌓아올리며 보는 즐거움을 더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안타깝거나 불미스러운 일로 근심을 드리운 선수도 있었다.
 
일곱 메이저리거들의 전반기를 되돌아보고, 후반기 팬들이 갖는 기대를 짚어봤다.
 
▲ 믿고 보는 맏형 추신수
 
2014년, 7년 1억 7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추신수. 첫 해 결과는 '역대급 먹튀의 시작 아니냐'는 한 마디로 결론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15년 전반기는 그 결론의 증명과정 같았다. 
 
한때 0할대 타율을 찍을 정도로 처참하게 곤두박질 쳤지만, 후반기의 추신수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이런 반전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완벽한 시즌을 만들었다.
 
이는 올시즌 전반기에도 유효했다. 비록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다녀오며 한 달 이상을 부상 재활에 소비했지만, 그래도 타율 0.274(117타수 32안타), 7홈런 17 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통산 600볼넷을 채웠고, 20번째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내며 현역 리드오프 홈런 1위에 올라섰다.
 
훌륭한 전반기를 마친 '추추 트레인'은 모든 운동선수의 공통 우려인 부상만 아니라면 후반기에도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부진이 염려된다면 '추신수 존'처럼 외부에서 올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난해 추신수는 좌타자의 바깥쪽 스트라이크에 후한 주심의 판정에 많은 피해를 봤다. 비단 추신수 뿐 아니라 선구안이 훌륭한 좌타자들이 많이 겪었던 불이익이었다. 이 같은 외부 원인만 아니라면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의 4할대 출루율과 20홈런의 추신수의 모습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 '가성비 甲', 이대호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MVP, 일본 프로야구 MVP로 양 리그를 점령하며 우뚝섰다. 하지만 그는 보장된 성공을 뒤로 하고 꿈을 쫓아 미국행을 택했다.
 
'성공은 힘들지 않을까'하는 시선과 베테랑 1루수와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출전 기회조차 불확실한 상태로 시작했지만, 지금의 이대호는 신인왕으로 거론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는 전반기 89경기를 치렀다. 그 중 이대호는 64게임 188타석만 소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율 0.288 출루율 0.330 장타율 0.514 12홈런 37타점으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는 원래 플래툰으로 좌투수일때만 기용됐으나 시즌이 누적될수록 우투수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며 기존 1루수 애덤 린드를 지명타자로 밀어냈다. MLB.com은 전반기 결산에서 이대호를 팀내 신인왕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많은 야구팬은 이대호의 체격을 보고 홈런과 삼진이 비례하는 전형적인 홈런타자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는 선구안과 놀라운 컨택률을 바탕으로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슬럼프에 빠질일이 염려도 적은편이다.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텍사스의 타자 노마 마자라, 디트로이트의 투수 마이클 풀머 등이 꼽힌다. 이대호가 후반기 출장시간을 늘려가며 성적을 유지한다면 신인왕 레이스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옥에서 천당으로, 김현수
 
1할대 타율, 몇 개 안되는 안타 조차 대부분 땅볼. 이는 김현수의 시범경기 결과다. 소속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타선 강화를 위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김현수를 영입했으나, 시범경기 결과 실패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때문에 팀은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계약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획득한 김현수는 이 권리를 발동시켰다. 그리고 볼티모어는 어쩔 수 없이 1군 라인업에 김현수를 등록시켰다.
 
하지만 김현수의 반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며칠에 한 번 꼴로 하위타선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현수는 오직 실력만으로 차근히 올라왔고, 전반기가 끝난 지금은 MLB.com이 선정한 팀내 신인왕이 됐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중심타선의 장타력에 비해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 부족해 효율적이지 못한 야구를 했다. 지금의 김현수는 지난해 3할대 초반이었던 팀의 1,2번 자리에서 0.414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까지 기대케 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이대호와 마찬가지로 김현수는 뛰어난 선구안과 높은 컨택률을 기반한 타자다. 이런 타자는 쉽게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김현수의 후반기 역시 전반기 같은 질주가 예상된다.
 
▲ 이제는 미국의 '파이널 보스', 오승환
 
일본 프로야구의 한신 타이거즈는 현재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투타 모두 문제지만 일본 리그 특유의 투고타저를 감안하면 마운드에서의 부진이 더 큰 손해로 보인다. 특히 준수한 선발진에 비해 계속 난조를 보이는불펜이 큰 문제다. 이는 2014~2015 2년 동안 80세이브를 책임진 오승환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한신이 더 뼈아픈 이유는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진출한 오승환이 일본에 있을 때보다 더 무서운 질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기 45경기에 나선 오승환은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중이다. 특히 무실점 경기를 38번 만들어내며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투수는 지난 2년간 93 세이브를 올리며 '철벽 모드'를 발동시켰던 트레버 로젠탈이었다. 하지만 그는 올시즌 큰 부진을 겪으며 중간 투수로 보직을 옮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승환이 들어섰다.
 
다만 오승환은 마무리로 옮긴 후 승계주자에 홈을 허용하는 모습이 몇 차례 있었다. 비록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중간 투수로 나왔을때만큼의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득점권 승계주자를 막는 것은 애초에 어렵다. 게다가 꿈의 무대 첫 마무리라는 부담도 있을 수 있다. 물론 '돌부처'란 별명을 가진 오승환은 해당사항이 없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많은 한국팬들의 바람대로 전반기의 '포스'를 이어가 한·미·일 3국의 '파이널 보스'로 등극하길 바라본다.


▲ 류현진, 640일만에 복귀
 
앞선 네 선수는 희망적인 후반기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어깨 수술과 재활을 반복한 후 마운드에 올라온 류현진(29, LA 다저스)의 후반기는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640일만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4.2이닝 6실점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특히 투구수 70개가 넘어가자 구속이 급격히 떨어져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제 한 경기다. 건강 확인이 최우선이었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와 함께 후반기에는 류현진을 5선발로 기용할 구상도 전했다.
 
이처럼 류현진은 신체적으로는 서서히 정상 컨디션을 찾고 있다. 하지만 멘탈적인 측면은 아직 문제가 남은듯하다.
 
류현진에게는 지속적으로 '사인 거절' 논란이 따라다녔다. 류현진은 그동안 팬들의 사인을 거절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는 거절 자체보다는 거절 태도가 불량하다는 것이다. 이는 인성 문제까지 번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지난 14일 네이버 스포츠 '류현진의 MLB 다이어리'를 통해 "어떤 상황이든, 어떤 경위든 사인을 거절해서 상처 받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고 추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해보였다. 후반기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더욱 성숙해지길 바라본다.
 
▲ 박병호, 마이너리그 담금질 효과 있을까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 돌파 등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선 박병호(30)는 올시즌 많은 기대를 안고 미네소타 트윈스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4월 박병호는 0.227로 낮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66타수에서 6홈런을 때려내며 10타수당 1홈런으로 거포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5월 0.205타율과 3홈런으로 하강곡선을 그리더니 6월 결국 1할대 타율로 진입하며 28일 기준으로 규정타석 타자 중 타율 최하위로 떨어졌다. 홈런도 3개 추가에 그쳤다.
 
결국 구단은 지난 2일 박병호를 트리플A팀 로체스터로 내려보내는 조치를 취했다. 박병호는 여전히 무안타 경기도 몇차례 보였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보다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5일에는 마이너리그 첫 번째 홈런이자 27일만의 아치를 그려냈다.
 
박병호가 언제 다시 메이저리그로 콜업될지는 모른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 감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현재 박병호의 자리인 1루수나 지명타자 자리는 만만치 않다. 고액 연봉자이자 팀의 프랜차이즈 조 마우어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자리를 고수할 예정이다. 다른 경쟁자 케니스 바르가스는 적은 타석을 소화했지만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결국 실력 뿐이다. 특히 최초의 기회를 한 번 날려버린 박병호이기 때문에 더욱더 날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데려오기 위해 총액 2천485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소규모 마켓을 가진 미네소타에겐 거액이다. 때문에 팀은 분명 다시 기회를 줄 것이다.
 
미네소타 역사상 최초로 30경기만에 9홈런을 쳤을 때 한국이나 미국의 팬들은 박병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다시 한 번 그때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라본다.
 
▲ '만신창이' 강정호, '성폭행 의혹' 수사 결과는 과연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지난해 126경기에 나서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을 올리며 신인왕 페이스로 순항 중이었지만 9월 중순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오랜 재활기간을 거쳐 지난 5월 6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2홈런을 때려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강정호의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강정호는 부진해도 별 걱정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때문에 복귀 한 달 이후부터 강정호가 슬럼프 조짐을 보일 때도 '분명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로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한 것. 이에 따르면 강정호는 시카고 원정에서 범블이라는 채팅 앱을 통해 한 여성을 알게 됐다. 이 여성은 강정호가 건넨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고, 이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구단과 메이저리그 당국은 "경찰 조사가 나오기까지 징계는 없다. 경기는 정상 출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정호 역시 입을 닫고 훈련과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의혹이 터진 이상 유죄는 물론이고, 무죄로 밝혀져도 강정호가 마음을 추스리고 경기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더이상 '반등하겠지'라는 마음가짐을 갖긴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메이저리그 홈페이지, 각 구단 트위터

김상혁 기자 sunny10@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