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KIA와 시즌 최장 ‘5시간 20분’ 연장 혈투…13점차 따라잡고 끝내 ‘무승부’

나균안, 1과 3분의2이닝 8실점
1-14까지 뒤지다 한 점 차 역전
8회 통한의 1실점 15-15 비겨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2024-06-26 12:37:40

롯데 나균안이 25일 KIA와 홈 경기에서 2회초 2아웃 상황에서 강판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나균안이 25일 KIA와 홈 경기에서 2회초 2아웃 상황에서 강판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나승엽이 25일 KIA와 홈 경기에서 추격의 발판이 되는 안타를 터뜨리자 홈팬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나승엽이 25일 KIA와 홈 경기에서 추격의 발판이 되는 안타를 터뜨리자 홈팬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거인과 호랑이가 사직벌에서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혈투를 벌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무려 13점 차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두는 듯했지만, 막판 한 점이 모자라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 시즌 9번째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5-15로 비겼다. 올 시즌 최장인 5시간 20분 혈투로, 자칫 자정을 넘길 뻔했다.

이날 양 팀은 홈런 3방을 포함해 무려 36개 안타를 주고받았다. 나란히 3득점 이상 빅이닝을 3차례씩 기록할 정도로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롯데는 한때 1-14까지 뒤지다 7회 15-14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대로 이기는 듯했지만 8회 불펜진이 통한의 한 점을 내주며 무승부에 그쳤다.

만약 롯데가 이겼다면 11년 만에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차 역전승 신기록을 쓸 뻔했다. 직전 기록은 2013년 5월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당시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로, SK가 1-11로 10점 차까지 뒤지다 9회말 13-12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MLB의 12점 차 역전승 기록마저도 넘어설 수 있었지만 경기 막판 KIA의 필승조 투입에 타선이 침묵했다.

이날 혈투는 나균안의 부진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점 8.08에 그친 나균안은 이날도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에만 6피안타 2볼넷으로 무려 48개 공을 던지며 5실점했다. 2회에도 볼넷으로만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폭투와 2루타로 3점을 더 잃었다.

1-8까지 리드를 허용한 나균안은 결국 2회를 못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6볼넷 8실점(8자책점)이란 올 시즌 최악의 투구로 평균자책점이 9점대로 치솟았다. 롯데는 3회 한 점, 4회에 다섯 점을 더 허용했고, KIA는 경기가 채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선발 전원 안타·득점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롯데가 4회말 고승민의 만루포를 포함해 대거 6득점하며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6회 정훈의 3점 홈런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은 롯데는 급기야 7회 고승민이 2타점 적시타로 동점, 1사 만루에서 이정훈의 희생플라이로 15-14 역전에 성공했다.

4회 이후 득점이 없던 KIA는 8회 롯데 필승조 김상수를 공략해 귀중한 한 점을 추가하며 15-15 균형을 맞췄다. 이후 롯데는 김원중과 구승민, KIA는 장현식과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려 연장 12회까지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양 팀은 주중 3연전 첫 경기인 이날 투수를 7명씩이나 투입했지만 웃지 못했고, 승자도 패자도 없는 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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