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노사 갈등… 르노코리아, 이번주 분수령

추석 끝나도 교섭 불투명
노조 “직장폐쇄 즉각 철회”
사측 “고객약속 이행 우선”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2024-09-22 18:06:44

부산 강서구 르노코리아 본사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르노코리아 본사 전경. 부산일보DB

지난 13일 르노코리아 노동조합이 전면 파업을 선언한 이후 사측이 부산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가 사측에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한 압박에 나서면서 이번주 임단협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22일 르노코리아 노사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13일 전면 파업을 선언한 이후 사측이 부산 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임단협이 지연되고 있다. 앞서 노사는 지난 3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지난 6일 조합원 찬반투표 부결로 임단협 타결이 무산된 바 있다.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 3000원 인상과 격려금 300만 원 지급, 임금피크제 적용 유예 등을 주골자로 한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지난 10일 부분 파업을 거쳐 지난 13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 역시 부산공장에 대해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사측의 직장폐쇄는 2012년 노조 출범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20일에도 이 같은 대치 상황이 지속됐으며, 교섭 일정은 재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들이 본격적으로 출근하는 23일부터 투쟁의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사측에 직장폐쇄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한편 법원에 직장폐쇄 해제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다. 노조는 파업이 장기화되면 노사 모두 손실이 큰 만큼 회사가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파업이 장기화되면 하루에 생산 가능한 차량은 절반(400대)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내놓으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 생산도 큰 차질을 빚는다. 내년 하반기 스웨덴 전기차 ‘폴스타4’ 생산을 앞두고 올해 말부터 공장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사측은 말로만 협상 테이블에 나선다고 할 게 아니라 직장폐쇄를 즉각 철회하고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제시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수년에 걸친 임금 동결과 불합리한 임금피크제로 인해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 만큼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측은 고객 불안을 최소화하고, 신차 생산을 위해 직장폐쇄는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생산에 방점을 찍는 차원에서 부분 직장폐쇄라는 용어 대신 부분 생산체제라고 지칭했다”며 “노조와 교섭을 재개하고 협상을 이어갈 수 있는 테이블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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