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 의식불명' 5세 어린이 숨져…아동학대 '중상해→치사' 혐의 변경될 듯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2024-07-23 22:33:44

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A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A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30대 관장 A 씨의 학대 행위로 심정지 상태에 놓인 뒤 의식 불명에 빠졌던 다섯 살 어린이가 안타깝게도 숨졌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열흘이 넘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던 5세 남아 B 군이 이날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양주시 덕계동 소재 태권도장에서 관원인 어린이 B 군을 들어 올려 말아 세워놓은 매트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돼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당초 관장 A 씨를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구속했으나, B 군이 사망함에 따라 A 씨에게 적용되는 혐의도 아동학대 치사 등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이날 교육이 끝난 후 B 군을 들어 올려 말아 세워 놓은 매트의 가운데 틈으로 머리와 상체 부분을 집어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20분 동안 A 씨는 B 군에게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고, 상태를 확인하려고 들여다보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B 군이 버둥거리며 "꺼내 달라"고 소리쳤지만 A 씨가 외면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렇게 20분 이상 방치된 B 군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졌고, 이를 보고 놀란 A 씨가 도장 인근 병원으로 B 군을 데려가 심폐소생술을 받게 했다. 그런데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B 군이 심폐 소생술을 받는 동안 곧바로 태권도장으로 돌아와 CCTV 화면이 저장된 컴퓨터를 포맷해 영상을 삭제했다.


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A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경찰이 관원인 5세 아동을 심정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태권도 관장 A씨를 의정부지검으로 송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경찰은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범행 당일분을 비롯한 관련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사건 당일 CCTV에는 B 군이 매트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뿐만 아니라 신체적 학대로 의심해 보수 있는 추가 정황도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증언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진 후 현재까지 A 씨에게 학대를 당했다는 다른 피해 고소가 3건 접수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관원 258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 조사를 진행중이다. 원생들의 연령대는 유치원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통해 A 씨를 비롯한 태권도장의 추가 학대 행위가 없는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관장 A 씨는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줄곧 학대, 체벌 등 의도가 전혀 없었고 "장난으로 한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경찰에 구속되기 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학대 범행의 고의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오면서 "피해 아이나 아동 부모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아닙니다. 내가 너무 예뻐하는 아이입니다"라고 말하며 몸이 들썩일 정도로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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